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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한금융,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3대주주 된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뭉칫돈 투자…업계 파장 예고

20%지분 확보해 넥슨·SK스퀘어와 투자 연합체 구성

신한은행 등 코빗에 실명계좌 발급 등 협력 확대해와

코빗, 자금·신뢰 업고 업계 1위 업비트 추격에 날개





신한금융지주가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코빗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하는 첫 사례인데다 국내 최대 금융 그룹 중 한곳인 신한지주(055550)가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사업을 한 층 확대할 계획이어서 암호화폐 시장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코빗은 올 초 SK스퀘어의 투자에 이어 신한금융까지 주요 주주로 가세해 업계 1위인 업비트 추격에 날개를 달게 됐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코빗에 500억 원~6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가치 등 투자 조건에 대한 합의는 마무리가 된 상태로 현재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내달 초 계약 체결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완료되면 신한지주는 NXC(자회사 포함 지분율 64%), SK스퀘어(33%)에 이은 코빗의 3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신한금융의 투자에서 코빗의 기업가치는 올 해 1월 이뤄진 SK스퀘어 투자 때와 유사한 수준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당시 SK스퀘어는 코빗의 보통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 원을 투자했는데, 기업가치는 283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코빗은 3000억 원 중반 수준의 기업가치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의 코빗 투자 검토는 지난해부터 진행됐지만 투자를 놓고 교감을 이어온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최근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결정이 일시 미뤄졌으나 신한금융측이 투자 이행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결국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2013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거래소다. 업비트·빗썸·코인원과 함께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창업자는 유영석 전 대표였지만 2017년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경영권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후 SK스퀘어를 2대주주로 받아들이면서 주주구성이 NXC와 SK스퀘어로 재편됐다. 현재 코빗은 국내 거래소 중 처음으로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와 자체 리서치센터를 선보이며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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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다른 금융 그룹들보다 훨씬 앞서 가상자산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상정해 왔고, 계열사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가상자산 관리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전문 기업인 'KDAC'에 투자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국내 금융 플랫폼 최초로 NFT를 적용한 ‘마이(My) NFT’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고,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디지털 자산 전문 애널리스트를 영입하고 암호화폐, NFT 등과 관련된 자산 분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암호화폐 거래소들 중 코빗을 투자처로 낙점한 것은 양사간 협력이 4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신뢰 관계가 두터운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코빗과 계약을 맺고 4년 넘게 암호화폐 거래에 필요한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 KDAC 투자에도 코빗과 공동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SK스퀘어에 이어 신한금융이 주주로 참여하면서 코빗은 지배 구조와 주주 구성 측면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로부터 한층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천문학적 자금 동원 능력을 보유한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 코빗의 주요주주가 된 만큼 가상자산 관리와 보안, 예기치 못한 피해 보상 등까지 대형 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빗은 높은 신뢰도를 발판 삼아 현재 시장 점유율이 더 높은 빗썸이나 부동의 업계 1위인 업비트와의 경쟁에서 빠르게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본력과 주요 주주의 지원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거래 편의성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빗썸은 최근 복잡한 지배구조로 대주주 리스크에 휩싸여 있고, 업비트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아직 높지 않은 편이어서 고민이 큰 상황이다.

IB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를 주주로 확보한 것만으로도 코빗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는 대폭 향상될 것"이라며 “빗썸, 업비트 등과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한편 암호화폐 발행과 거래 등 시장 성장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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