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현대캐피탈 신경영체제, 현대차와 밀착경영 강화

"캡티브 금융사로서 입지 강화할 것"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기아와 원팀 구조를 확립하는 등 현대자동차그룹과 ‘밀착경영’을 강화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 3사로 불리며 오랜 기간 정태영 부회장이 경영을 지휘하는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정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기아가 현대캐피탈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직할경영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1993년 ‘현대오토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현대캐피탈은 1996년 국내 최초로 할부금융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Captive Finance Company)다. 자사 자동차 상품에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속 금융사를 캡티브 금융사라 부른다.



현대캐피탈은 신용대출과 모기지론과 같은 금융상품도 판매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서 그룹의 완성차 판매를 지원하는 할부금융과 리스/렌트 등의 자동차금융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사업 특성은 자산 현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2021년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국내 자산은 30조 6,000억 원 규모인데 이 중 75% 이상이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의 자동차금융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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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결속력은 그룹의 직할경영 체제 돌입과 함께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향후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 기아와 원팀 구조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금융-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자동차금융 서비스의 경쟁력도 빠르게 강화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 측면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 무디스, S&P, 피치와 같은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캡티브 금융사라는 점을 반영해 각각 현대캐피탈에게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Baa1(안정적)’, ‘BBB+(안정적)’, ‘BBB+(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가 동일한 글로벌 신용등급을 부여 받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두 회사를 동등한 크래딧(credit)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두 회사를 동일체로 보는 시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 진출해있는 현대캐피탈 법인 현황.전 세계에 진출해있는 현대캐피탈 법인 현황.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발맞춰 현대캐피탈의 신규 해외 시장 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글로벌 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중국·영국·캐나다·독일 등 전 세계 14개국에 18개 법인을 두고 활발한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캐피탈 해외법인들의 지분을 보유한 이사회 멤버로서 현지 법인들과 상품과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각 해외법인들의 경영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도 현대캐피탈은 해외사업을 더욱 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2020년 인도네시아와 2021년 이탈리아 지점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 프랑스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본격 자동차금융 사업을 펼치는 ‘현대캐피탈 프랑스(HCF)’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 잠재력이 큰 새로운 시장에서 자동차금융 사업의 초석을 다지고 유럽 2대 자동차 시장인 프랑스를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더욱 밀접해진만큼 그룹의 모빌리티 혁신을 지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금융상품들을 선보일 전망이다. 우선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 지원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채권인 ‘그린본드’를 2016년 전세계 자동차금융사 중 최초로 발행했으며, 이후 2022년 1월까지 총 11차례, 누적금액 약 3조 46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며 국내외 그린본드 시장에서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현대카드와의 경영 분리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과 한층 더 강력한 결속력을 갖게 됐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서 그룹의 금융부문 이익 성장에 적극 기여하고,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및 기아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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