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모습./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인에 “회동을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24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전달된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린 것처럼 언급하신 것에 대해 대단히 유럽스럽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신구) 정부간의 인수인계가 원할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대응이 긴요할 때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오전 참모 회의에서 “나는 곧 물러 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 받는데 무슨 협상 필요한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무슨 회담 하는 게 아니다.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대통령과 당선인이 그냥 만나 환한 얼굴로 손을 잡는 모습만 봐도 국민 스스로 입가에 미소가 돌아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한국은행 총재 지명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대변인은 “지금 임명하려는 인사는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아닌 새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일할 분들”이라며 “당선인의 뜻이 존중되는 것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 정부가, 새 인사와 함께, 새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