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프랑스의 국민 작가가 쓴 우화집이 번역돼 출간됐다. 사랑스러운 두 자매 델핀과 마리네트,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벌이는 17편의 경쾌한 소동을 담았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지만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마냥 아름답거나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현실을 서늘하게 담았다. 동물들은 아이들에게는 친구지만, 어른들에게는 가축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팔려나가거나 잡아먹히는 등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넘어 가출하기도 한다. 가출은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목숨까지 걸어야 할 정도로 만만치는 않다. 자신의 삶을 향해 발을 내딛는 동물들의 도전이 독자에게 울림을 준다. 아이들은 점점 동물들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동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뛰어넘기도 한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 ‘네 살부터 일흔다섯 살 까지를 위한 동화’라고 밝히기도 했다.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도 더해 동물들의 개성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1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