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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에서 왜 버거가 나와?…먹고 마시는 명품[영상]

요즘 명품은 멋보다 맛?! 구찌는 왜 레스토랑을 열었을까?

(feat.패션브랜드가 F&B 매장을 여는 이유) ‘에밀리아 버거’





명품 브랜드 구찌가 오는 28일 이태원에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오픈합니다. 2018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구찌 레스토랑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2020년 미국 베버리힐스에 2호점을, 2021년 일본 도쿄에 3호점을 낸 뒤 한국에 4호점을 낸 것인데요.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은 구찌가옥 최상층 6층에 위치하여 고급스러운 외관으로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메인 다이닝룸 28석, 테라스 38석으로 이뤄진 이번 레스토랑은 선명한 초록색감, 벨벳 의자 등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과 구찌의 미학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내부를 꾸몄습니다. 엔틱풍의 거울로 벽이 이루어져 있어 ‘거울의 방’이라고 불리는 프라이빗한 공간도 마련돼있습니다. 대표 메뉴는 에밀리아 버거, 파마산 레지아노 크림을 곁들인 토르텔리니 등입니다. 특히 서울점에서는 ‘서울 가든’ 등 한국의 계절에서 영감을 받은 신메뉴와 200여 종의 와인, 칵테일도 선보입니다.



구찌는 지난 16일 오후 6시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스토랑 사전 예약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모든 시간대가 4분 만에 예약 완료됐는데요. 그렇다면 명품 패션 브랜드가 왜 레스토랑을 열게 된 걸까요?



구찌의 목표는 문화와 음식, 패션의 세계를 엮어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이번 구찌 레스토랑은 미쉐린 3스타 셰프 마시모 보루타와 구찌 CEO인 마르코 비자리의 우정에서 비롯됐는데요. 이 두 사람은 모데나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성장했습니다. 이런 둘이 이탈리아 문화의 두 가지 핵심 주제인 음식과 패션에 대한 열정을 레스토랑과 패션의 결합으로 구현하자고 힘을 모으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런 외면적인 이유 외에 구찌가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된 진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사실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레스토랑 비즈니스는 쉬운 사업이 아닙니다. 의류보다 신경 쓸 것도 많고 고객에게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데다가 의류보다 마진도 낮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카페나 레스토랑 등 식음료 매장이 함께 있는 복합 매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메종키츠네, 루이비통, 디올, APC, 젠틀몬스터, 랄프로렌 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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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국내에 식음료(F&B) 매장을 선보인 명품 브랜드는 디올입니다. 2015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하우스오브디올’ 5층에 ‘카페 디올'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선 프랑스 유명 제과 세프인 피에르 에르메가 만든 마카롱 등 브런치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아메리카노 1만9000원, 에프터눈 티 세트 12만원 등 음식의 가격대가 일반 카페보다 고가에 형성되어 있긴 하지만 디올의 맛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 프랑스의 의류 브랜드인 ‘메종 키츠네’는 매장 안에 ‘카페 키츠네’를 만들었고, 지난해 8월 오픈한 동탄 롯데백화점에서도 프랑스 의류 브랜드인 A.P.C.가 카페를 운영해 화제였죠. 최근 ‘인싸 디저트’로 유명세를 탄 누데이크도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작품입니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가 F&B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을 확장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똑똑해지면서 그들을 만족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몸에 걸치는 의류나 잡화만으로는 요즘 젊은 고객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장기간 유지시키기도 어렵습니다. 몸에 걸치던 명품이 이제 먹고, 마시며, 즐기는 대상으로 진화해 가는 거죠.

게다가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식기나 가구, 호텔 등의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기도 쉬워진다는 점에서 F&B 진출은 기대효과가 커요.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의 내부를 구성한 모든 것이 사업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거죠.



물론 위험 요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까딱 잘못하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또 브랜드 이름 값으로 손님들의 이목을 잠깐 끌 수는 있겠지만 지속 가능하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이름 값이 붙더라도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지 않으면 매력을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와 F&B 사업의 방향이 맞아야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구찌 레스토랑의 인기는 계속 쭉 이어질 수 있을까요?


정민수 기자·정현정 기자·이유진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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