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회사 운영하다 실내 공간 재단장해주는 홈스테이징 전문가 창직”

조석균 씨는 30년 가까이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했다. 조 씨의 고민은 ‘인테리어를 통해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최대의 만족을 제공할 수 있을까’였다. 고민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서비스를 진행하던 중 2002년 무렵 목동의 한 아파트 공사를 하게 됐다.

당시 인테리어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지만, 기존 가구를 들여놓자 처음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깨닫게 됐다. 무엇이 부족한지 해답을 찾으려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가구를 재배치하고 기존 소품을 활용해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는데, 고객의 반응이 너무나도 좋았다. 별다른 공사를 하지 않고도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가치를 높이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그의 홈스테이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는 저비용 고효율 전략으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공간과 인테리어에 발상의 전환을 많이 시도했다. 일례로 가로로 나란히 놓은 장식장 두 개를 위아래로 포개어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도 하고, 거실에 비해 작아 보이는 소파 옆에 큰 화분을 배치하여 볼륨감을 키웠다. 조 씨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으며 홈스테이징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 적은 돈을 투자해 공간을 바꾸는 게 홈스테이징의 핵심



조 씨는 큰 비용이나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집의 가치를 올릴 방법을 알리기 위해 홈스타일링 팁을 제공하며 관련 강의를 진행했고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 덕분에 홈스테이징에 관한 문의가 늘자 그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인테리어 감각을 기르는 법, 홈스테이징을 다양한 공간에 맞춰 응용하는 현장실습, 서너 명이 함께 작업하는 팀 작업법, 고객과 신뢰 관계를 맺는 방법까지 홈스테이징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문가 양성과 보급에 나선 것이다.

아직 국내 홈스테이징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인테리어나 건축디자인과 달리 홈스테이징은 어렵지 않은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고객의 지갑을 열기가 녹록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홈스테이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2020년에는 실제 홈스테이징 사례를 바탕으로 한 <홈스테이징 인테리어:돈 들이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책도 출간했다.

조석균 씨는 홈스테이징을 원룸이나 사무실 매물이 많은 국내 주택시장에서 다른 매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전략마케팅으로 보고 홈스테이징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직업 홍보는 물론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홈스테이징 전문가는 직접적인 시공보다는 창의력을 발휘하는 직업 특성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고작 가구를 옮기는 건데 그렇게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하냐’는 평가가 바로 그것이었다. 초기에는 홈스테이징에 대한 인색한 반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큰 비용 부담 없이 근사하게 바뀐 집을 보고 만족스러워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홈스테이징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하면서 홈스테이징에 대한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홈스테이징의 핵심은 가성비에 있다. 적은 돈을 투자해 집을 더 비싸게, 최대한 빨리 파는 게 좋은 전략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 홈스테이징의 수요와 공급이 정착돼 있고 일본에서도 홈스테이저가 어엿한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분위기에 맞춰 한국에서도 홈스테이징 전문 직업군이 육성되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홈스테이징이 부동산 침체기에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창출할 수 있어 앞으로 전망이 더욱 밝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홈스테이징 산업이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주요 산업으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집을 차별화해 주택 가치를 끌어올리는 홈스테이징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업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탄생, 발전, 쇠퇴, 소멸의 단계를 거친다. 시장의 수요는 바로 고객이 원하는 수요이다. 우리는 고객의 취향과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중년층이 자주 빠지는 오류 중 하나가 그동안 수많은 경험과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고 지키기에만 급급할 뿐 세상의 변화에 맞춰 자신을 바꿔나갈 생각은 거의 못 한다는 것이다. 홈스테이징 전문가 조석균 씨는 척박한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찌감치 고객의 수요에 관심을 갖고 고객 만족을 위해 수많은 도전을 시도했다. 홈스테이징 전문가는 그의 도전과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시장 트렌드와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는 노력, 창직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