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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한진칼 지분 판 강성부 펀드 수익률 '두 배'

주 당 3만원 초반 사들여 6만 원 대 팔아

지배구조 개선안은 끝내 주총서 부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한진칼(180640) 지분을 호반건설에 팔면서 두 배 가량 수익을 올렸다. 다만 KCGI가 처음 계획했던 지배구조 개선안은 주주총회에서 번번이 부결됐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18일 호반건설과 (주)호반에 한진칼 주식 총 17.43%(1186만 6917주)를 매각하기로 했다.

호반건설은 의결권 있는 주식 940만 주와 계약 후 5개월이 되기 전까지 KCGI의 의결권 있는 주식 161만 4917주에 대한 매도 청구권, 신주인수권(워런트) 80만 주 등 총 1181만 4917주(17.35%)를 갖고 (주)호반은 의결권 있는 주식 5만 2000주(0.08%)를 받는다. KCGI 관계자는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량이 호반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거래 단가를 보면, 호반은 특별히 웃돈을 얹어주지 않았지만, KCGI는 2019년부터 매수한 단가를 기준으로 수익을 올렸다. 이번에 (주)호반은 의결권 있는 주식을 주당 5만 6889원에 매수했고, 호반건설은 의결권 있는 주식과 5개월 후 매수할 수 있는 주식까지 모두 주 당 6만 원에 사들였다. 신주인수권(워런트)는 주당 2만 5000원에 매수했다. 호반그룹은 장내외를 오가며 주식을 사들였지만 28일 종가보다 크게 높지 않았다. 신주인수권 역시 시세보다는 높지만, KCGI가 2020년 인수한 단가를 그대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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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3만 1105원~3만2496원으로 총 3614억~377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종가 기준 최소 매입가보다 80.90%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투자금에는 대출이 끼어 있어 지분 투자금을 기준으로 하는 수익률은 이보다 높다. KCGI 관계자는 "주식 담보 대출 등 차입금을 활용해 지분 기준 수익률은 100%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31일 기준, 한진칼 주요 주주는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20.93% ▲KCGI 17.41% ▲반도건설 17.02% ▲델타항공 13.21% ▲산업은행 10.58% 등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매각 배경을 두고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여건이 성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CGI는 "그동안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 왔다"며 "그 결과 부채비율이 낮아졌고 재무, 수익구조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이 장기 성장을 위한 도약대에 올라섰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며 엑시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CGI는 지난 23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자격 강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전자투표 도입 등을 제안했으나 KDB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호반그룹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도 주목된다. 호반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지분 매각 시 견제 세력에 넘길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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