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청약 장벽 높아지니 '추첨제' 중대형(85㎡ 초과) 단지에 관심 쏠린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도

전체 물량 50~70% 추첨제 공급

가점 낮은 청약자 몰려 경쟁률↑

공급도 줄어 수요쏠림 이어질듯

희소가치 커 매매가도 계속 올라





지난해 청약 경쟁률이 수직 상승한 가운데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물량의 청약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더욱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대형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도 물량의 50~70%가 추첨제로 공급돼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의 상당수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전국 아파트 단지 중 면적이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물량은 평균 청약 경쟁률 56.2 대 1을 기록했다. 중형(60~85㎡) 경쟁률이 16.3 대 1, 소형(60㎡)이 11.3 대 1을 기록한 것보다 훨씬 높다. 올해 들어서는 중대형 평균 경쟁률이 16.0 대 1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형(11.3 대 1)이나 소형(15.6 대 1)보다는 높은 모습이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49~59㎡)’ 등 경쟁률이 높은 서울 분양 단지가 소형 위주로 공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별 사례를 살펴보면 올해 1월 분양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 송도아크베이’의 경우 총 74가구가 공급된 98㎡ 주택형에 1만 5622명이 몰려 경쟁률 211.1 대 1을 나타냈다. 모든 주택형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2월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1블록’의 경우에도 주택형별 최고 경쟁률이 중대형인 109㎡A(15.5 대 1)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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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가격이 소형과 중형에 비해 높은 중대형으로 청약자가 몰리는 원인으로는 ‘추첨제’가 꼽힌다. 현행 법령상 전용 85㎡ 초과 주택형은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전체 물량의 50%를,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0%를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반면 85㎡ 이하 주택형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체 공급 물량 전부를,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5%를 가점제로 공급한다. 청약 가점이 낮아 가점제를 통해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당수 저가점자들이 추첨제 비중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 청약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한 단지 대부분은 평균 가점이 60점대였다.

중대형 물량으로의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중대형 입주 물량마저 줄면서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아파트 31만 9419가구 중 중대형 물량은 1만 7955가구로 비중이 5.6%에 불과하다. 이는 아파트 규모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희소가치가 높아지며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국 85㎡ 초과 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매매 가격은 2199만 원으로 85㎡ 이하 아파트(1833만 원)보다 높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시행 주체 입장에서는 중대형 면적을 위주로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 공급할 수 있는 전체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중대형 물량의 비중 감소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중대형의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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