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코로나 완치 뒤 머리가 '멍'…"치매환자 뇌세포와 비슷"

코로나19 완치자 25% '브레인 포그' 증상 겪어

기억력 떨어지고 우울…알츠하이머·암 환자 뇌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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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완치 후에 겪는 '브레인 포그' 증상이 암 환자와 같이 독한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이 겪는 '인지장애'와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탠포드 대학 신경과학자 미셸 몬제 박사는 '롱 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 연구 도중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25%가 완치 후 겪는 브레인 포그 증상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외에도 코로나19를 감기처럼 가볍게 앓은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났다.



브레인 포그 증상의 원인은 뇌혈관 장벽 손상에 따른 현상이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해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증상이다. 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보이는 변화와 비슷하며 독한 치료 부작용으로 인지 장애를 겪는 암 환자의 뇌와도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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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제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쥐,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9명의 부검 조직, 코로나19에 의해 인지 장애 증상이 생긴 48명의 환자 등 세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세 그룹 모두에서 '뇌 염증' 신호가 발견됐다.

특히 뇌 속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백질 '미세아교세포' 반응성의 변화가 세 그룹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났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발견된 해로운 물질을 처리해 뇌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미세아교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뇌 신경세포의 손상을 일으켜 우울증이 심해지고, 그 기능이 떨어질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가벼운 호흡기성 증상만 겪은 코로나19 환자도 뇌에 심각한 다세포 조절 장애를 일으켜 미세아교세포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인지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초(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에 대한 미세아교세포의 반응성이 브레인 포그를 겪은 코로나19 환자의 뇌와 인지 장애를 겪는 암 환자의 뇌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 환자 치료 부작용에 관한 (기존) 연구가 코로나19로 인한 브레인 포그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WP는 "코로나19가 일으키는 세포 결손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 결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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