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에 번진 사내 성추행 파문이 미국 법원의 피해자 보상 합의안 승인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노조 측은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은 블리자드의 사내 성추행 사건 소송과 관련해 블리자드와 연방기관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이 제출한 218억 원 규모의 피해자 보상 합의안을 승인했다.
EEOC는 지난해 9월 블리자드에서 심각한 사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블리자드는 1800만 달러(약 218억 원) 규모의 피해자 보상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으로 EE0C와 합의했다.
법원이 합의안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2016년 9월 이후부터 블리자드에서 근무한 직원들은 사내에서 성추행·성희롱을 당한 사례가 있으면 이 기금에서 보상금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임금 차별과 인사 보복 피해를 본 직원들도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미국통신근로자노조(CWA)와 EEOC에 앞서 블리자드를 먼저 고발했던 캘리포니아주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이번 합의안을 비판했다. 사내 성추행 문화를 조장하고 피해자들의 항의를 묵살한 블리자드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았고 보상금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블리자드·EEOC 합의안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피해자는 다른 소송 결과에 따른 보상금이나 기타 구제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
CWA는 "법원의 합의안 승인은 실망스럽고 시기상조"라고 지적했고, DFEH는 블리자드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계속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