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해방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검찰동우회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해 현직 대검 간부들이 참석했다.
한 전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검찰동우회 회장을 맡으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검찰에게 지난 5년 간은 어둠이 짙게 드리운 암흑기의 연속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공수처 설치로 검찰권은 두 조각이 났다"며 "법치의 근간인 수사지휘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안은 무너지고 편협한 인사로 검찰 내부는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이 패었다. 검찰은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물러설 곳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법치라는 화두 만으로 새로이 시작할 수밖에 없다. 공정과 상식이 지배하는 법치주의의 완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제38대 검찰총장을 지낸 한 전 검찰총장은 검사들의 잇단 추문과 검란(檢亂)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1년3개월여 만에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