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게임에 쓸 돈을 야구에"…주가 부진 엔씨에 뿔난 주주들

주가 작년 100만원 넘었는데 현재 45만원

"게임으로 번 돈 선수 연봉에 수백억 쏟아"

김택진 "지탄받는 게임 인식 개선 효과있어"

현금성 자산 넘쳐 투자 부진하다는 지적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036570)(NCSOFT) 주주들이 야구단 운영 등 비효율적인 회사 경영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소속 프로야구단에 수백억 원씩 쏟는 게 게임사 경쟁력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것이다.

30일 열린 엔씨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게이머가 아이템을 산 돈으로 야구 선수 연봉을 100억, 200억 원씩 쓴다”며 “엔씨소프트의 영업비용이 계속 커지는데 야구단 운영을 지속할 생각이냐”고 지적했다. 프로야구단 엔씨 다이노스는 KBO리그에서 에스에스지(SSG) 랜더스(55.2%) 다음으로 연봉 인상률이 높은 구단이다. 엔씨는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는데도 두 명의 FA 선수를 영입하며 26.5%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택진 엔씨 대표는 “야구 자체의 인기 하락으로 충분한 광고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야구단 운영이 엔씨의 기업 이미지를 새로 만들고 지탄받는 게임에 관한 인식을 제고시켜서 더 뻗어나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더 운영이 잘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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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주주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주주는 “내부 현금성 자산이 2조 원을 넘는데 주주 돈을 사내에 갖고만 있다면 일을 안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비게임, 인공지능 분야에서 진출하기 위해 인수합병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주주들의 이같은 불만은 확률형게임 논란 등에 따른 규제 이슈와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 1년 사이 주가가 반토막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초 한때 100만 원도 넘었던 엔씨 주가는 이날 기준 46만5000 원에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주가가 떨어져 불만인데 엔씨에서 이렇다 할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비용만 키우고 있으니 주주들이 답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신규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엔씨는 올 하반기 PC·콘솔 타이틀인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니지W도 마찬가지로 올 하반기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주력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뿐 아니라 액션 배틀로열(Action Battle Royale), 수집형 RPG,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며 “신작을 PC, 모바일에 이어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 탑재해 엔씨의 무대를 더 크고 넓은 세계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울러 “주주, 고객,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다각적으로 청취하며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사랑 받는 글로벌 종합 게임 기업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며 한층 강력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엔씨 배당 성향은 2014년 이후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할 계획이다. 올해 배당 총액은 1190억 원(1주당 5860원)이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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