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연준의 정책실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1.21%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6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19% 하락했는데요.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 시작한 것을 긍정적이지만 아직 돌파구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한 데 따른 것입니다. 대신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 완전 탈환을 위해 군을 재정비하고 있는데요. 역시나 시간벌기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날도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논쟁이 이어졌는데요. 월가의 강세론자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도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한다”고 했죠. 오늘은 발생 상화을 중심으로 현재 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가 무엇인지와 금리역전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최대 위협 1위 연준의 실수…높은 인플레와 러시아의 추가 공격도 리스크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서 흥미로운 여론조사가 있었는데요. 400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주식 전략가,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올해 남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시장의 위협요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연준의 실수가 46%로 1위였고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33%로 2위였습니다. 3위는 러시아의 공격(11%)였고 중국과의 관계(6%)와 코로나19의 재창궐(4%)이 뒤를 이었습니다.

1위와 2위가 사실 연관돼 있는 항목이라고 보면 현재 월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관리에 늦었고 빠르게 금리를 올리다가 결국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79%, 약 80% 가까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CNBC는 “많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착륙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유명한 투자자인 칼 아이칸도 거친 착륙이 될 수 있으며 잘 해야 경기침체이거나 더 나쁠 수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최대 시장 위협 요소에 대한 CNBC 설문. CNBC 방송화면 캡처


주목할 부분은 코로나19의 재증가를 생각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점인데요. 이를 보면 최소 월가에서만큼은 이제 코로나19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합니다. 러시아의 공격이 생각보다 낮은 것은 국제유가와 그에 따른 물가상승 부분이 인플레이션 항목으로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경기침체는 당장 몇 달 내, 단기간에 오는 건 아닌데요. 이에 대해서는 월가의 생각도 일치하죠. 연준의 정책실수가 경기침체를 불러오는 것도 내년 초는 돼야 상황 판단이 가능할 겁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조사에서는 연말 S&P500 전망치가 현수준이라고 답한 이들이 58%로 가장 많았고 36%는 5000을 넘을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연말까지 400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답은 6%에 그쳤다고 합니다. 앞서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전해드렸듯 금리역전이 찾아와도 실제 침체는 2년가량 뒤에 오고 1년 정도는 증시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시장에 꽤 퍼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직 소비와 고용이 굳건합니다.

건들락 “금리역전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 믿지마라” vs 캔자스 총재 “경기침체 뜻 아니라 은행수익에 문제”


신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 건들락은 자신의 트위터에 (금리역전) 지표는 지난 수십 년 간 정확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것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을 믿지 마라(don't believe them)”이라고 적었습니다.

앞서 5년과 30년 물 미 국채금리가 역전된 데 이어 어제도 2년과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잠시나마 뒤집혔었죠. 건들락은 금리역전을 경시하는 이들은 시장을 잘못 보고 있거나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인 겁니다.



월가에서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합니다. 사람 중에서도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이 있고 진보와 보수가 있듯, 금융사마다 자신의 직책에 따라 생각이 천양지차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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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코노미스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은 리스크 요인을 많이 따지고 신중한 측면이 강한 반면 전략가라는 명칭이 붙은 이들은 보다 공격적이며 시장이 오를 것이라는 긍정론이 많습니다. 이 부분을 감안해서 보면 아, 더 정확한 시장 분석이 가능해지는데요. 회사에서 모두가 비관론적이라면 안 되겠죠. 반대로 전원이 긍정적이기만 하다면 예측이 틀렸을 때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 얘기를 길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건들락의 말을 새겨들으면서 반대쪽 얘기도 곰곰히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국채금리 역전인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의 주장처럼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안정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지금 상황은 순이자 마진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은행 대출 모델에 큰 압박”이라고 했습니다.

장기 국채금리가 시장 왜곡으로 크게 오르지 않으면 국채금리에 연동해 장기대출을 하는 은행의 대출금리도 많이 오르지 못하겠죠. 이렇게 되면 은행의 수익이 줄어들고 경기침체가 찾아오면 이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지역은행이라도 하더라도 잇단 은행의 부실은 금융 안정성과 연관이 되지요.

추가로 금리역전을 볼 때 몇 가지 고려요소가 있다는 말도 나왔는데요. 인베스코의 최고 시장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금리역전이 통상 3개월은 지속돼야 지표로서 정확해진다”며 "특히 역전이 시작되도 평균 18개월 뒤에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는 장기지표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한쪽에 새겨둬야 하겠습니다.

전쟁은 전쟁…英 "러, 우크라이나에서 완전 철수할 때까지 제재 강화해야”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짧게 짚어보겠습니다. 전날의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를 비웃듯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하고 이를 문서화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아직 상황이 유망하거나 돌파구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동부와 남부의 공세를 강화하고 군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현실인데요. 따지고 보면 전쟁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실제 전쟁 전후로 상대방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순진한 건데요. 위장술책에 당하는 것이죠.

푸틴의 위장술책은 어디까지 갈까. 그는 이날 유럽에 가스대금을 유로화로 받을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처음에 수도 키이우를 공략한 것처럼 얘기합니다. 사실이 아니라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키이우를 점령할 수 있었다면 바로 점령했을텐데 상황이 안 되니 돈바스에만 집중해야 하는 근거와 논리를 만들어 내는 건데요. 전쟁에서 서로가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 중의 평화선전은 감안해서 봐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의 군사활동 축소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죠.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왔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유로 시장이 반등할 때는 조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그는 이날 유럽 국가들에 가스대금을 유로화로 받을 수 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상대의 반응을 보며 이리저리 흔들고 그 과정에서 빈틈이 벌어지면 이를 공략하는 모습인데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제재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대러 제재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떠나더라도 곧장 풀리지 않을 것임을 고려하면 존슨 총리의 말은 대러 제재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장기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도 중요하겠습니다. RBC캐피털의 헬리마 크로프트는 “나는 러시아가 이른 시일 내 제재에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죠.

추가로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최악의 경우 끊길 것까지 대비해 천연가스 비상공급 계획 ‘조기 경보’를 발령했는데요. 에너지 부문의 상황도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상황 전개를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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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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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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