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인수위 "대우조선 대표에 文동생 동창…감사원 조사 요청"

"부실공기업 알박기 인사 비상식·몰염치 처사"

박두선 신임 대표, 文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기

朴, 文방문 이후 4년만에 상무→대표 고속승진

"경영정상화·매각 시급한데…알박기 인사" 지적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정기 주총·이사회에서 박두선 조선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정기 주총·이사회에서 박두선 조선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1일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에 대해 현 정권의 ‘알박기 인사’라며 강력 비판하며 감사원 조사를 요청키로 했다. 박 신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이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기로 알려진 박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이사회를 열고 박 조선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실로 인해 10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5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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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대변인은 “국민 세금 4조1000억원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지분 절반을 넘게 보유한 사실상의 공기업”이라며 “정권 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서 비상식적 인사가 강행된 것은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란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 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공기업 알박기 인사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새해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올해 신임 대표로 오른 박두선(왼쪽) 상무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새해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올해 신임 대표로 오른 박두선(왼쪽) 상무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박 대표 선임을 두고 상식에 벗어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의 동생인 문재익씨와 한국해양대 동창이며, 현 정부 들어 고속승진을 거듭해 구설에 오르곤 했다. 실제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새해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았을 당시 사업현황을 브리핑해 주목 받았다. 당시 상무였던 박 대표가 브리핑하는 것을 두고 격에 맞지 않는다는 뒷말이 나왔다. 그는 문 대통령이 방문한지 불과 두달 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2019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4년만에 상무에서 대표로 고속승진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영정상화와 매각이 최우선 과제인만큼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 신임 대표는 조선업 생산관리 분야에 몸담아 온 현장맨이지만 재무나 영업과는 거리가 멀다. 업계 관계자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고 인수후보를 물색하는 게 신임 대표의 최대 과제인데,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 선임돼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여러 채널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대표 인선을 유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대표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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