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경기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도주한 아내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씨를 공개수배한 가운데, 이은해씨가 작성한 것이라 추정되는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공개수배 이후 관련 내용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카톡 내용도 공개된 상태다.
지난 2020년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와주세요. 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지급을 악의적으로 미룹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도와주세’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작성자는 “2019년 6월 7명이 계곡에 놀러 갔다 남자들끼리 다이빙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뛰어내린 배우자가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해당 문장을 빨간 색깔과 굵은 글씨로 강조했다.
그는 “사고 당시 목격자는 4명이었다. 사고 이후 배우자의 가족분들이 타살혐의점을 제기해 경찰 조사가 오래 걸렸다”며 “2019년 10월 중순 경찰 조사가 사고사, 익사로 종결됐다. 사망진단서에도 비의도적 사고, 익사, 외인사로 나와 있는 상태다. 부검결과도 익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도 작성자는 거듭 ‘사고사’와 ‘비의도적’, ‘익사’라는 단어를 빨간 글씨로 표현했다.
작성자는 2019년 11월 11일 보험사에 일반 사망 진단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목격자들의 진술을 다시 한 번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하며 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보험사 측이 극단적 선택 면책 가능성을 둔다고 했다면서 “사고 당시 고인의 가족들이 타살 혐의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이었다. 보험사에서는 (고인 가족들의) 연락처를 안 알려준다면 남편의 직장에 찾아가서 회사 사람들과 얘기를 해본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이미 사고사로 나와 있는데도 자살이라고 몰고 간다”며 “(보험사가) 제대로 절차도 밟지 않고 그냥 무시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알린 작성자는 “저는 가장을 잃고 아이와 살아나가기 위해 야간 택배를 하며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남편의 사고 후 저의 몸과 정신상태는 피폐해져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힘내서 살아가보려 했지만 보험사에서 과도한 조사와 보험금이 언제 지급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길 듣고 더욱더 절망스럽다. 제가 아이를 보고 웃어준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도와주실 분을 간절하게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5개월 뒤 보험회사에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 당했다. 당시 보험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이씨는 직접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험사의 횡포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사고사 등에 글자 키워놓은 거에요. 직접?"이라며 '극단적 선택'을 뜻하는 단어를 강조한 것에 대해 소름 돋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여러 정황으로 비춰볼 때 문의 글 작성자는 이씨가 맞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내연 관계로 알려진 이씨와 조씨가 남편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인 A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