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집콕’에 소아비만 급증…킥복싱·필라테스 찾는 ‘확찐’ 아동청소년들

과체중·비만 학생 26.7%→32.1% 급증

단 음료·패스트푸드 섭취 코로나 이후 늘어

비대면 수업으로 불규칙 식사·배달 음식 ↑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과체중·비만 아동청소년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가까이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헬스장, 필라테스 등 운동 시설에 등록하는 학생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1월 표본조사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등학생의 과체중 및 비만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6.7% 대비 지난해 32.1%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체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표준 체중 이상의 학생의 비율이 크게 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체력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체력평가에서 4~5등급을 기록한 고등학생의 비율은 20.5%에 달했다. 건강체력평가는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 운동 능력을 종합해 평가한 수치로 2017~2019년 13~14%대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평년을 훨씬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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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식습관 변화도 한몫했다. 유니세프 연구 결과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의 단 음료(35%)와 스낵류(32%), 패스트푸드(29%) 소비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과일 및 채소류 섭취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양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식습관 변화로 ‘불규칙한 식사’를 응답한 비율이 56.7%, ‘배달음식 섭취 증가’가 42.2%, ‘간식 섭취 증가’가 33.3%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늘고 생활이 불규칙해지면서 식습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규칙적인 운동을 할수록 오히려 열량이 낮은 식품과 채소와 과일류를 섭취하는 경향이 높다고 경고했다.

학생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우려가 켜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월 ‘학생 건강 더하기’ 프로그램을 개시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통해 비만, 척추측만증, 저체력을 진단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을 진행하고 생활습관 교정 및 식이요법 등 맞춤형 처방을 지원할 계획이다.

2년 가까이 지속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운동 시설에 등록하는 학생들도 하나둘씩 느는 모양새다. 특히 운동 강도와 열량 소모가 높은 킥복싱, 필라테스, 클라이밍 등의 시설에 등록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초등학생 김 모(11) 양은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7㎏나 늘어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열량 소모가 높은 번지 빌라테스를 시작했다”며 “생각보다 흥미가 있어서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초등학생 김 모(10) 군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이전에 다니던 태권도 학원을 그만뒀는데 그동안 체중이 크게 늘어 대신 킥복싱 수업에 새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년간 제한된 신체 활동으로 비만이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 더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비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코로나19 유행 시대에 적절한 진료와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증상이 악화돼 심혈관 질환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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