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급망 붕괴에 따른 출고지연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수입차 등 고가 차량과 친환경차 판매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6일 발표한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9.0% 감소한 173만5000대로 최근 5년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협회는 반도체 품귀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출고지연, 2020년 세제혜택과 ‘보복소비’로 역대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 등을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판매대수는 줄었지만 판매금액은 늘었다. 지난해 자동차 내수판매액은 총 7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신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4420만원을 기록, 사상 처음 4000만원선을 돌파했다. 신차의 판매가격 상승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더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대형 SUV, 수입차, 전기차 등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30만9591대로 2년 연속 3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벤틀리·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1542대로 역대 최다였다.
대형 SUV 판매 대수도 전년대비 5.4% 증가한 34만489대를 기록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인 19.6%에 달했다.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 등 전기동력차도 점유율이 10.8%에서 16.9%로 확대됐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고가 수입차의 판매 급성장세는 법인과 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제도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업무용 승용차의 비용처리 시 차량 가격 상한선을 두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