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등 북한 정치 일정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도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7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 발사하거나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 공격에 대응하는 억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며 추가 도발 자제를 요청하는 대북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6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도발 대응책을 묻는 말에 "북한에 대한 깊은 우려를 공유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험발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셔먼 부장관은 또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이 미국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대부분 북한 대응과 관련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논의는 우리가 북한이 대가 없이 이 행위를 계속할 수 없음을 알도록 할 강력한 조처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를 할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할 만한 억지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 발언은 특히 대표단이 미국 인사들과 만나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 전략자산 전개 등을 언급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는다.
셔먼 부장관은 또 대북문제 해법과 관련해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른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해 한일과 협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을 향해서는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호응을 촉구했다.
김 대표도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태양절 등 정치 일정을 계기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너무 많은 추측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도발)이 또 다른 미사일 발사가 될 수도 있고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은 그간 대형 기념일을 맞아 무력도발에 나서왔다. 특히 이달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11일)과 태양절 110주년(1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25일) 등이 줄줄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이에 더해 한미는 이달 중순 전반기 연합군사훈련도 할 계획이어서 북한이 이를 빌미삼아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 조정을 통해 북한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지 다룰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기를 우리가 분명히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재차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외교의 문을 닫지 않았다",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추구할 것을 약속한다"며 전제조건 없는 회동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대표는 또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인 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대북제재도 지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