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코로나 봉쇄에 상하이 앞바다 떠도는 유조선

대기 급증에 하역에만 5일 넘게 걸려

갈 곳 잃은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

코로나 봉쇄령에 텅 빈 상하이 도심. 연합뉴스코로나 봉쇄령에 텅 빈 상하이 도심. 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상하이 등 항구도시를 봉쇄하면서 바닷길을 통한 원유 거래가 마비되고 있다. 그간 이란 등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들의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해온 중국의 봉쇄가 계속되면서 전 세계 원유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 시간) 중국 앞바다에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산 원유가 2200만 배럴 이상 적체돼있다고 원유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초 적체 규모가 100만배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1분기만에 대폭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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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은 국제사회가 수입을 제한한 국가들의 원유를 헐값에 사들이며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등극했다. 2019년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재 대상에 올린 뒤 대부분의 글로벌 정유회사가 거래를 중단했으나 중국은 여전히 두 국가의 원유를 취급했다. 지난해에는 3억2400만 배럴 규모로 이란·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싹쓸이하며 1년 만에 수입량을 53% 이상 늘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중국은 ‘친러적 중립’ 원칙을 고수, 서방 국가가 외면한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어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상하이 등 주요 무역도시의 봉쇄 조치로 휘발·항공유 소비량이 급감한데다 선박 하역 대기 시간까지 늘어나면서 원유 거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기 이전인 1~2월 중국의 일일 평균 석유 수요량은 약 1370만 배럴이었으나 4월에는 최소 45만 배럴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항만에 도착한 선박들도 바다를 떠돌며 기약 없이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 선박들의 평균 대기 시간은 지난주 4.46일에서 일주일 만에 5.85일까지 연장됐다. 100만 배럴까지 운반 가능한 최대 선형 유조선의 경우 하역에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5일이 걸렸다. 도시 봉쇄가 장기화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유조선들이 중국으로 향하면서 선박 정체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엠마 리 보르텍사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순까지 10만 톤 규모의 유조선 10척이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구매한 러시아산 원유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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