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르포] “서울의 맨해튼 된다”… 변신 기대에 들뜬 세운지구

■내년 1월 입주 앞둔 현장 가보니

화려한 을지트윈타워 뒤로

대형 타워크레인·트럭 분주

첫 분양단지 '푸르지오 헤리시티'

내년 1월 입주 앞두고 공사 한창

주거·업무·상업·문화·관광 등

아우른 초현대식 도심 탈바꿈

7일 서울 종로구 세운지구 6-3-4구역에서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왼쪽)'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해제 구역인 6-1구역과 6-2구역의 저층 점포들이 즐비해 있다. 변수연 기자7일 서울 종로구 세운지구 6-3-4구역에서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왼쪽)'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해제 구역인 6-1구역과 6-2구역의 저층 점포들이 즐비해 있다. 변수연 기자




“세운지구는 중심업무지구(CBD)와 청계천에 직접 접해 있어 강남 못지않은 생활·교통·문화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주거 단지까지 들어선다면 직주 근접이 가능한 서울의 맨해튼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세운재정비촉진지구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7일 찾은 서울 지하철 2·5호선이 지나는 을지로4가역 10번 출구쪽은 서울의 현재와 과거·미래가 혼재돼 있었다. 세운 6-3-1·2구역을 재개발해 세운지구 개발의 상징이 된 을지트윈타워가 뽐내는 화려한 외관 뒤로 청계천 일대의 오래된 단층 점포들과 개발이 한창인 공사 현장들이 한데 뒤섞인 모습이었다. 을지트윈타워 바로 뒤 6-3-4구역에서는 지난 2020년 착공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614가구)’가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타워크레인이 분주히 움직였다. 바로 옆 6-3-3구역에서 지난해 착공한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현장에서도 트럭들이 자재를 실어 날랐다.




국내 전자 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세운상가는 1968년 준공 당시 고급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 건물로 시대를 앞서갔다. 하지만 1980년대 말 용산전자상가에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권 개발과 함께 주거지로서의 인기도 잃었다. 낙후된 서울 도심의 상징과도 같았던 종로 세운지구 개발 사업이 부침 끝에 중반기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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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문 내 유일한 대규모 개발인 만큼 세운지구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세운4구역(SH공사)은 모든 보상 절차가 완료돼 철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중 착공해 호텔·오피스텔·오피스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민간에서는 부동산 개발 기업인 한호건설그룹이 세운지구 내 14개 구역(세운블록)을 묶어 2026년까지 43만 9000㎡ 규모 부지에 3700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 단지를 조성한다.

노후된 저층 점포가 많아 땅값이 저렴한 것도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세운지구 저층 점포가 위치한 땅값은 3.3㎡당 시세가 1억 원을 넘긴 강남권업무지구(GBD)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세운지구는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세운지구를 신산업 허브로 육성하고 ‘남북 녹지축’의 중심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세운지구 개발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도 강하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10년 전에 세웠던 계획대로 도시 발전이 이뤄졌다면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됐을 것”이라며 “지금의 세운지구에서 종로와 광화문 등을 살펴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운지구 내 유일한 대규모 주거 단지인 남산센트럴자이(273가구)에 거주하는 40대 홍 모 씨는 “세운지구 내에 제대로 장 볼 곳이 없어서 인근 롯데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까지 가야 한다”며 “현재의 인쇄·음향 등 일부 상업 시설이 아닌 주민들이 누리기 편한 인프라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세운지구에서 30년 넘게 인쇄업에 종사한 50대의 박영주 씨는 “대규모 주거 시설과 업무 빌딩이 들어서면 젊은 층이 유입되고 소비는 살아나겠지만 신축 건물이 들어오면서 임대료가 오르는 것은 우려된다”고 전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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