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일침] 정장 구두 신다 찾아온 '족저근막염' 한방치료로 날린다

#구두가 어색하고 불편한 사회 초년생 김 모씨(25). 직업 특성상 미팅 자리가 많아 매일 정장 차림으로 출근한 지 3주차 되던 날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발바닥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 것이다. 진통제 한 알을 입에 넣고 회사에 출근했지만 발 상태가 심상치 않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에서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았다가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한의사와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한 결과 밑창이 딱딱하고 굽이 있는 정장 구두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 모씨는 평소 생활습관 개선과 보존적 치료법인 한방치료를 병행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하기로 한다.

정장 구두를 자주 신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특히 사회 초년생의 경우 자신의 발에 맞지 않은 구두를 신다 보니 비정상적인 충격이 발바닥에 반복적으로 가해져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넓게 펼쳐져 있는 끈처럼 얇고 긴 막인 족저근막이 손상되면서 염증과 통증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위 사례에 제시된 것처럼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특징은 아침 첫 발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통증이다. 하지만 몇 발자국 걷다 보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이를 방치하면 족저근막의 손상 정도가 더 커지고 통증이 심해져 보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행히 족저근막염의 95%는 보존적인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즉각적인 통증 완화와 빠른 회복에 장점을 지닌 한방치료는 족저근막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족저근막염 치료를 위해 침치료와 약침, 한약 처방 등을 주로 활용한다. 특히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염증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데 탁월하다. 침치료는 발바닥 주변에 긴장 상태의 근육과 인대 등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통증 경감에 효과적인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한방치료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을 받았다. 대전자생한방병원과 대전대 한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족저근막염 환자를 대상으로 신바로 약침과 침치료를 실시해 치료 효과를 확인됐다. 통증 숫자척도평가(NRS)의 수치 변화를 살펴보면 치료 전 극심한 통증인 10점에서 치료 후 경미한 통증인 2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치료와 함께 평소 발바닥 건강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신발을 바꾸는 것이다. 밑창이 딱딱한 경우 깔창을 깔아 충격이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사무실에 있을 때 만이라도 낮은 굽의 편안한 구두형 슬리퍼를 신도록 하자.

집에 돌아온 후에는 족저근막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필수다. 발바닥 아치 밑에 마사지볼을 굴려 근육을 이완시키면 발바닥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발이 우리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95%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눈에서 가장 멀리 있지만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발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오늘은 퇴근 후 피로한 나의 발을 위해 따뜻한 물에 20여 분간 족욕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건 어떨까. /변성범 창원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