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시그널] 하나금융, 미디어커머스 첫 '유니콘' 육성

하나벤처스, 널디·메디큐브 등 보유 에이피알에 투자

상장 장애물 前대표 지분 인수 및 추가 투자 마중물

하나금융투자는 주관사 맡아 내년 1조 이상에 상장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미디어커머스 업계의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신생기업)’ 배출에 팔을 걷어 붙여 주목된다. 하나금융 산하의 하나벤처스는 스트릿패션 대표주자인 '널디(NERDY)'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등을 보유한 에이피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고속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하나금융투자는 에이피알의 상장주관사를 맡아 내년에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하는 데 총대를 멘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벤처스는 조만간 에이피알에 2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하나벤처스는 기존 블라인드펀드의 재원을 활용하면서 에이피알 지분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펀드를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하나벤처스의 이번 투자는 에이피알의 지속 성장에 마중물이 될 뿐 아니라 2020년 실패했던 기업공개(IPO)를 재개하는 데 날개가 돼 의미가 적지 않다. 에이피알은 2020년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지만 당시 퇴사한 공동 창업자의 잔여 지분이 문제가 돼 상장을 자진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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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벤처스는 이번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2019년 퇴사한 이주광 전 공동 대표의 구주를 인수하는 데 투입, 에이피알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고 탄탄하게 보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부 자금은 신주 발행으로 투입돼 에이피알의 성장을 지원하게 된다. 하나벤처스가 에이피알 추가 투자에 물꼬를 트자 회사 성장성 등을 눈여겨보면서도 일부 리스크에 머뭇거리던 복수의 기관투자자들도 자금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미디어커머스 업체로 패션·뷰티 상품을 ‘D2C(소비자직접판매)’ 방식으로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스트릿 패션 브랜드인 널디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등이 MZ세대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아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2591억 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44% 급증한 114억 원에 달했다. 창업자인 김병훈 대표가 지분 36.5%를 보유한 최대주주며미래에셋벤처투자, 어펄마캐피탈, NH투자증권 등도 주요 주주로 포진해있다.

하나금융은 하나벤처스를 통해 에이피알의 성장 실탄을 보강하면서 내년 증시 입성도 이끌기 위해 하나금융투자가 지난달 미래에셋증권(006800)을 밀어내고 상장 주관을 맡기로 했다. 에이피알 역시 하나금투가 구체적인 상장 전략을 마련해 내년 증시 입성 후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달성할 수 있다는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하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후문이다.

투자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에이피알의 매출 성장세가 확연해 올 해는 4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며 “하나금융그룹이 에이피알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 지원과 상장 조건들 이행을 돕고 있어 내년 조(兆) 단위 몸값을 인정 받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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