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절 터(법흥사터 추정)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것을 두고 불교계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불교계 일부에서는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과잉 대응이라는 의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승려인 영담스님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행을 하시다가 빈 절터 아무렇게나 놓인 주춧돌을 만나시거든 잠시 앉아 쉬셔도 괜찮습니다. 쉬면서 먼 산 구름도 보고 빈 절터 무상한 이치도 깨달으시고요”라며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입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영담스님은 전날 조계종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법원스님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를 시비하는 조계종단의 유치함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라.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이라며 합장을 의미하는 이모티콘도 함께 넣었다.
서림스님 등도 “저도 같은 마음이라 모셔왔습니다”라며 이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담스님이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초석 착석에 대한 불교계 비판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페이스북 캡처앞서 평소 종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허정스님도 지난 7일 “딱 봐도 새롭게 건물을 짓기 위해 기계로 만들어 가져다 놓은 주춧돌인데 저게 무슨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떠느냐”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건물 재료에 앉아서 쉬는 게 어째서 비판받을 일인가. 주춧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거기에 나무 기둥도 올리지 마라”고 불교계를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서울 북악산 남측면 개방을 기념하며 등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있는 연화문 초석 위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북악산 법흥사터는 신라 진평왕 당시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초석에 앉은 사진이 공개되자 불교계를 중심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일었고, 지난 8일 조계종 측은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