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원전 가동 시급한데…신한울 2호기 내년 9월로 연기

시운전 과정서 설비 보강 필요성

운전 지연에도 전력수급 이상없어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의 정식 가동 시점도 내년 9월로 늦춰졌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가동 시기를 3월에서 9월로 조정한 데 따른 영향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원개발사업(신한울 1·2호기) 실시 계획 변경’ 고시에 따르면 2010년 4월 시작된 신한울 1·2호기의 사업 기간 종료 시점이 기존 2022년 5월에서 2023년 9월로 바뀌었다. 사업 기간은 원전을 건설한 뒤 연료를 장전하고 실제 상업 운전을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이다. 산업부는 사업 기간 변경의 이유로 “1호기 운영 허가 승인에 따른 후속 공정과 계측제어통합설비(MMIS) 및 보조 건물 공조 계통 개선 조치 기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MMIS 등 일부 설비에 보강 및 오류 시정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수원은 1호기 사업 기간 종료 시점을 올해 3월에서 9월로 변경했다. 통상 1호기와 1년의 시차를 두고 2호기를 가동하는 만큼 2호기의 사업 기간 종료 시점도 내년 3월에서 9월로 함께 연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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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신한울 1·2호기는 2017년 4월과 2018년 4월 각각 상업 운전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경북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1호기는 2020년 4월, 2호기는 지난해 8월에야 각각 완공됐다. 1호기는 지난해 7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운영 허가를 받아 첫 연료를 장전했지만 시운전 기간이 길어져 상업 운전이 기존 계획 대비 5년 반이나 늦어졌다.

연료 장전 및 시운전 기간을 고려하면 신한울 2호기는 내년 1월께 원안위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탈원전’ 기조로 1호기의 운영 허가를 지연시켰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새 정부는 2호기의 상업 운전을 위한 제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기 가동을 주문하고 새 정부가 원전 정책 재정립 수순을 밟으면서 신한울 1·2호기 가동 시점이 더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무리하게 서둘렀다가 자칫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이미 조정한 가동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한울 1·2호기의 상업 운전이 지연되더라도 전력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1.4GW 규모인 신한울 1·2호기가 올해 전부 가동된다는 가정 하에 수립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올해 총발전설비 규모는 118.0GW다. 올해 최대 전력 수요(목표 수요 기준)는 92.5GW로 신한울 1·2호기의 2.8GW가 빠져도 설비예비력이 22.7GW(예비율 24.5%)로 수급에 여유가 있다.


세종=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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