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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유연탄 수급 차질 우려 현실화 하나…”

러시아 유연탄 수입 비중 75% 차지하는데

美 등 국제서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

유연탄 재고 5월 말까진데 대체재 찾기 빠듯

‘시멘트 대란’ 가능성 속 유연탄 수급 우려 고조


최근 ‘시멘트 대란’으로 전국 건설 현장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시멘트사들이 생산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의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의회가 러시아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국제 사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러시아산 유연탄 비중이 막대하게 컸던 국내 시멘트 업체들로선 수입이 끊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유연탄 재고가 두 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호주산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멘트사들은 유연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에서 들여온 유연탄이 약 75%를 차지하고, 호주산이 25%의 비중을 이룬다. 월 1회 별로 들여온 유연탄의 현 재고는 약 2개월 수준으로 오는 5월 말까지 소화가 가능한 물량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점차 러시아산 에너지 취급을 꺼리기로 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러시아의 석탄 등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러시아 석탄을 수입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일본도 러시아산 수입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한국까지 동참하게 되면 시멘트 업계는 직격탄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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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호주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국 내 홍수 등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지 업체들은 기존 계약 물량을 맞추려고 생산력을 한계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태로 전해진다. 특히 EU가 러시아 석탄을 쓰지 않기로 하면서 호주산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도 국내 업체 입장에선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석탄 수입의 약 45%를 러시아에서 의존한다. 반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도 석탄 등급이 맞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런 배경에 가격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린다. 지난 8일 호주 뉴캐슬항 고품질 유연탄은 기준 1톤(t)당 297.40 달러를 기록했다. 3월 초 4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고점을 향해가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월 말 240달러 선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인다는 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이에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 석탄을 가능한 많이 수입해 재고 늘리려는 방향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한국이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에 나서지 않더라도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어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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