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아 앱마켓, 망사용료 관련 규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압박 수위를 높여 강하게 밀어붙이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한상혁 위원장이 윌슨 화이트 구글 공공정책 부문 총괄과 만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성실하게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구글 요청으로 마련됐다. 화이트 총괄은 인앱결제법 준수를 위한 구글 정책의 취지와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법 준수를 위해 방통위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현재까지 구글이 취한 조치가 입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웹결제 아웃링크를 제한해 실질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이는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다른 결제방식을 사용하는 앱 업데이트를 막거나 삭제해 실질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법령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경고하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이 앱 마켓 생태계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을 빚고 있는 넷플릭스 역시 다음주께 방한해 국회의원들을 면담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 측에서 먼저 연락을 취해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필드 부사장은 앞선 지난해 11월에도 방한해 과방위 위원들을 만난 바 있다. 당시 가필드 부사장은 “공정한 망 사용료 정책에 대해 고려해 달라”며 한국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망 사용료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번에도 과방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등을 만나 국회에서 추진 중인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한 넷플릭스 측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는 콘텐츠 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가필드 부사장의 역할이 대관인 만큼 한국에 오면 국회를 찾는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