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 혁신조달이 바꾸는 산업 패러다임

김정우 조달청장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의 시대를 앞두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대응이 절실이 요구된다. 공공조달 역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단순 물품 구매에서 벗어나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전략적 정책 수단으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조달 시장은 연간 약 175조 원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한다. 공공조달이 위기 극복과 대전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공조달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외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한국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조달청은 그 방향키를 ‘혁신조달’에서 찾고 있다. 2019년 처음 선보인 혁신조달은 기술 혁신성은 있으나 판매 실적이 없어 판로가 막힌 제품을 정부가 첫 고객으로 구입해 각 공공기관에서 시범 사용하는 정책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공공 부문에서 우선 사용한 뒤 제품 혁신성과 우수성을 인정해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기 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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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조달 시범 구매 사업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넓힌 ‘스마트 소화기’가 혁신조달 정책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이 제품은 국내외 16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도 거래 실적이 없어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았다. 공공조달은 거래 실적이 아닌 기술 혁신성과 우수성에 주목했다. 이어 정부 예산 10억 원을 투입해 제품을 우선 구매한 뒤 6개 공공기관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전국 270개 국가·공공기관에 25억 원 이상의 계약으로 이어졌고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조달시장에도 진출했다. 혁신조달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거나 포기하려는 창업 기업의 판로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혁신 성장을 이끄는 정책임을 입증한 것이다.

2019년 24억 원으로 시작된 혁신조달 시범 구매 사업 예산은 올해 465억 원으로 19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년간 혁신장터를 통해 거래된 혁신 제품도 1조 원을 넘었다. 혁신조달은 정부의 핵심 정책인 혁신성장과 청년·혁신기업 발굴을 위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기술 전문가가 혁신유망주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혁신제품 스카우터’와 국민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제기한 다양한 수요를 혁신조달과 연계하는‘수요 인큐베이팅’을 확대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이후의 대전환 시대는 사회·경제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조달청도 공공조달의 전략적 활용과 혁신조달 확산을 통해 대변화의 문턱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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