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국방연구원 "北 핵탄두 2040년 2배로 늘어…미사일 도발 1시간전 갱도 폭격해야"

조남훈 위원 13일 세미나에서 발표

'확장적 핵·WMD 대응체계' 도입 제언

北 미사일 갱도 나오기전 드론 폭격하고

사이버·전자전으로 적 미사일 조기 요격

EMP·방사선 차폐, 수소드론으로 제독

세계 최초 수소폭탄 미국 'Ivy Mike'의 핵실험 장면. 북한이 최근 7차 핵실험 준비 조짐을 보이면서 수소폭탄이나 한층 경량화된 전술핵탄두를 개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atomicarchive닷컴세계 최초 수소폭탄 미국 'Ivy Mike'의 핵실험 장면. 북한이 최근 7차 핵실험 준비 조짐을 보이면서 수소폭탄이나 한층 경량화된 전술핵탄두를 개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atomicarchive닷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2040년경 현재 대비 최대 2배 가량으로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서 KIDA 등이 개최한 ‘디펜스 2040: 도전과 청사진’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발제했다. 이는 북한이 핵물질인 플루토늄 전량을 핵분열탄 제조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아울러 또다른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을 각각 절반씩 나눠 핵분열탄과 수소폭탄 제조에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조 위원은 이날 자료에서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개수에 대해선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근래의 여타 주요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북한은 최소 40~70여개 가량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군비통제협회는 올해 1월 개정한 ’핵무기: 누가 무엇을 가졌나 한눈에 보기'자료에서 2021년 기준 북한의 핵 탄두 보유량을 40~50개 수준으로 추정했다. 앞서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발간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보고서에서 2020년 기준 북한 보유 핵무기수를 67~116개로 추산했다. 이 같은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조 위원의 이번 분석을 종합하면 2040년대 북한은 최소 100개에 육박하거나, 100여개 이상의 핵탄두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2021년 아시아 주요국들의 핵탄두 보유량 추정치/자료제공=미국 군비통제협회2021년 아시아 주요국들의 핵탄두 보유량 추정치/자료제공=미국 군비통제협회


조 위원은 북한의 대남 전술핵 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북한이 한국군 군사기지를 겨냥해 핵공격에 나설 경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육군부대에 대한 피해 규모는 해공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으나 폭발 이후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서 작전 지속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해공군 부대는 무기 및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서 무기 및 시설에 대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고 지휘통신도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WMD대응체계(기존 ‘3축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명확하고, 상황이 긴급해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 선제적으로 자위권을 발동해 도발원점 등을 무력화하는 ‘전략표적 타격(킬체인)’과 적의 탄도탄 등을 상공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적 도발원점은 물론이고 지휘부에 이르가까지 소멸시켜버리는 대규모 반격 작전인 '압도적 대응(대량응징보복·KMPR)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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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점차 고도화하면서 우리 군이 기존의 하강단계 요격방식만으로는 미사일방어를 자신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북한이 지난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점차 고도화하면서 우리 군이 기존의 하강단계 요격방식만으로는 미사일방어를 자신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하지만 이 같은 현행 체계의 실전 효과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제한될 우려가 있다. 우선 북한이 미사일 이동식발사대(TEL)의 기동운용력을 높여 도로 이외의 야지에서도 기습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일단 TEL이 숨어 있던 갱도 밖으로 나오면 어디로 이동할지 경로를 예상하기 한층 까다로워졌다. 또한 기존에 수십분~수시간씩 걸리던 북한 미사일의 액체연료 주입시간이 최근에는 미리 액체연료를 일종의 외장형 연료통인 엠플에 채워넣었다가 미사일 본체에 신속히 끼워넣을수 있는 기술 개발로 크게 단축된 것으로 보인다. 연료주입 등의 사전준비 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우리 군이 킬체인 작전을 펼 시간 여유가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비행 중간 단계나 하강 단계에서 비행궤적을 예측할 수 없게 변칙기동을 하거나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와 가짜탄두들을 섞어 넣을 수 있는 다탄두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는 점은 KAMD의 요격성공률을 낮출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KIDA가 발표한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한 '확장된 핵WMD대응체계' 개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점을 기준으로 최대 1시간 이전에 갱도 내에 숨겨진 미사일 시설을 폭격해 갱도를 붕괴시키고, 그래도 생존한 미사일은 킬체인으로 발사 전에 파괴를 시도한 뒤 실패시 발사후 상승단계에서부터 사이버전, 전자전 등을 통해 요격을 시도하는 등 한층 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북 작전개념을 담고 있다. /자료제공=KIDA)KIDA가 발표한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제안한 '확장된 핵WMD대응체계' 개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점을 기준으로 최대 1시간 이전에 갱도 내에 숨겨진 미사일 시설을 폭격해 갱도를 붕괴시키고, 그래도 생존한 미사일은 킬체인으로 발사 전에 파괴를 시도한 뒤 실패시 발사후 상승단계에서부터 사이버전, 전자전 등을 통해 요격을 시도하는 등 한층 더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북 작전개념을 담고 있다. /자료제공=KIDA)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조 위원은 ‘확장적 핵·WMD체계’로 우리 군의대능능력을 보완할 것으로 주문했다. 현재의 ‘킬체인-KAMD-KMPR’보다 대응시간을 앞당기고, 대응수단을 다변화하며, 사후 재정비 개념까지 더해 ‘비포 킬체인(Before Kill Chain)-킬체인-확장된 KAMD-피해복구’로 진화시키자는 주장이다.

이중 ‘비포 킬체인’은 아직 미사일발사대 등이 갱도 안에 숨어 있는 미사일 발사 1시간 전 단계에서부터 드론 폭격으로 갱도 입구룰 무너뜨리거나, 탄두에 텅스텐 함금 등 중금속을 채워넣은 미사일을 정점 고도 500~1,000km에서 수직으로 내려꽂아 그 충격을 통해 갱도 내부를 붕괴시키는 ‘고각발사 운동에너지탄’ 공격의 개념을 담았다. 우리 군은 이미 고각발사 운동에너지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무 계열의 탄도미사일을 확보한 상태여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후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이 같은 작전개념을 구현가능하다고 방산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만약 비포 킬체인 공격에서 살아 남은 북한의 TEL이 갱도 밖으로 나와 공격 준비를 하면 미사일 발사 5분전부터 발사 순간까지의 시간대에 기존의 ‘킬체인’ 작전개념으로 파괴하면 된다는 것이 조 위원의 진단이다.

가칭 '현무-4' 로 알려진 가칭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이15일 충남 태안 ADD 종합시험장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다. 해당 미사일 탄두에 텅스텐 등의 중금속을 가득 채워 넣고 정점 고도 500~1,000km 상공에서 적진으로 내리 꽂으면 지하 수백미터 이하의 북한 지휘부 벙커까지도 붕괴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ADD가칭 '현무-4' 로 알려진 가칭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이15일 충남 태안 ADD 종합시험장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다. 해당 미사일 탄두에 텅스텐 등의 중금속을 가득 채워 넣고 정점 고도 500~1,000km 상공에서 적진으로 내리 꽂으면 지하 수백미터 이하의 북한 지휘부 벙커까지도 붕괴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ADD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마시일을 쏠 경우 ‘’확장된 KAMD' 작전으로 대응하자고 조 위원은 제안했다. 확장된 KAMD란 우선 요격단계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직후 ‘상승단계’까지 앞당기고, 사후적 반격인 KMPR와 연동시키자는 개념이다. 그동안 KAMD는 주로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상승하다가 정점고도 전후로 중간단계 비행을 한 뒤 하강할 때 지대공미사일(천궁-2, 패트리엇, M-SAM 등)로 요격하는 개념으로 개발·구축돼 왔다. 하지만 근래에 북한이 하강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변칙 기동을 하는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하강단계 요격이 한층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 위원은 북한일이 발사 된후 상승하는 단계에서 해킹 및 주파수교란 등의 사이버전으로 무력화하거나 중간단계에서 전자파로 북한 미사일의 유도장치를 파괴하는 수준으로 KAMD의 요격 단계를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고각 운동에너지탄 공격 등으로 북한 지휘시설 등에 KMPR을 가한뒤 수시간 내에 우리 군의 피해를 재정비하는 복구절차를 통해 후속 대응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조 위원은 제안했다.

조 위원은 신속한 사후 복구가 가능하기 위해선 북한의 핵공격시 발생하는 폭발충격 뿐 아니라 전자기파(EMP) 및 방사선 등으로부터 주요 군자산과 국가기반시설을 지킬 방호체계(EMP·방사선 차폐시설, 생물학전·화학전 방호용 양압장치, 방폭·방탄시설)을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공중에서 장기간 체공하면서 화생방공격 지대에 대해 제독작업을 할 수 있는 군용 수소추진 드론 체계 등을 개발할 것을 당국에 권고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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