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300만 고객데이터 한곳에…삼성 금융사, 빅테크 잡는다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앱 '모니모' 첫 선]

보험금 청구·카드 한도 상향 등

4개사 서비스 앱하나로 조회·처리

모니모 전용 금융상품도 곧 출시

향후 '삼성페이'와 연계 가능성

"핀테크 따라하기 그칠것" 의견도





삼성금융네트웍스가 보험·증권·카드 관련 업무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앱 ‘모니모(monimo)’를 공개했다. 빅테크와 금융지주의 거센 공세에 ‘계열사 연합’으로 맞대응한 삼성의 첫 번째 승부수다. 업계는 23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니모를 통해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옛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삼성금융 4개사의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 ‘모니모’를 14일 출시했다. 12일 출범한 삼성금융사 공동 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첫 서비스다. ★본지 2021년 4월 2일자 10면 참조



앱 명칭인 ‘모니모’는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모니모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계정에서 삼성금융 4사의 거래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등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 출동, 삼성카드의 한도 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 투자 등 각사의 앱을 방문해 신청해야 하는 기능을 모니모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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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모에서는 기존에 삼성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송금, 신용관리, 환전, 부동산·자동차 시세 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울러 ‘혈액형별 보장보험’ ‘1년 만기 저축보험’ ‘모니모 카드’ 등 모니모에서만 가입 가능한 전용 금융 상품도 선보인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니모 전용 금융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모니모에서 제공하는 전용 리워드 ‘젤리’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재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별 미션 수행, 출석 체크, 걷기 챌린지, 송금, 젤리 챌린지 등을 통해 젤리를 매일 지급받을 수 있다. 젤리는 젤리교환소에서 ‘모니머니’로 교환해 보험 가입, 송금, 펀드 투자 등에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모니모의 가장 큰 무기는 삼성금융사들의 고객 데이터다. 중복 가입자들을 제외하고도 2300만 명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하나의 앱을 통해 엄청난 트래픽과 거래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단숨에 초대형 금융 앱이 등장하는 셈이라 모든 금융사가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500만여 명의 고객을 확보한 삼성페이와 연계할 경우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공동 브랜드를 선보이고 통합 앱을 선보인 데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나 금융지주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카카오손해보험까지 전 금융권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손해보험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카카오손보가 무서운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 한 삼성금융사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빅테크의 파상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삼성금융사들을 서로 뭉치게 했다”며 “디지털 시대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빅테크뿐 아니라 계열사끼리 활발히 통합을 시도하는 금융지주들에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삼성금융 측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데이터 등을 은행·카드·증권·보험과 연계해왔지만 그간 삼성은 다양한 규제를 신경 써야 했다”며 “공동 시스템 구축에 대한 검토 결과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와 삼성 금융 계열사도 통합 시너지를 내자는 방향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통합 앱 ‘모니모’를 자신있게 내놓기는 했지만 방대한 고객 데이터만으로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금융 서비스를 모아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확실하지만 기존 핀테크 서비스와 유사한 부분도 있고, 단순히 기능을 합친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혁신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며 “통합앱이 금융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제휴서비스 확대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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