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주·체납 차량 동시 단속 첫날…2시간 만에 10대 적발

강남구·동대문구서 단속…음주·체납 '이중 위반' 사례는 안 나와

현장서 세금 238만원·과태료 263만원 징수

서울 동대문경찰서 경찰관과 동대문구 체납 단속팀원들이 14일 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 운전자 및 체납 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동대문경찰서 경찰관과 동대문구 체납 단속팀원들이 14일 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 운전자 및 체납 차량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세 등 5건, 총 84만원 정도 미납되셨네요. 차 시동 끄시고 내려오세요”

14일 서울 강남구와 동대문구에서 오후 9시부터 11시께까지 약 2시간 동안 음주운전과 더불어 세금·과태료·고속도로 통행료 체납 차량에 대한 단속이 함께 이뤄졌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시, 동대문구·강남구, 한국도로공사와 합동으로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단속에 번호판 자동판독시스템(AVNI·Automatic Vehicle Number Identification)을 장착한 차량을 활용했다. 차량 카메라가 자동으로 번호를 인식하고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체납 과태료가 있으면 알림을 울리는 방식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납 여부를 확인한 후 음주운전 여부까지 함께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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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3호선 신사역 인근 단속 현장에서는 이날 오후 9시 21분께 첫 체납 차량이 적발됐다. A(30)씨가 모는 고가의 수입차량이었다. 서울시 체납세금 징수 전담 조직인 38세금징수과 조사관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세 등 84만원가량이 미납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회 결과 속도위반 과태료도 12만 9000원 가량 미납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납부해야 운행이 가능하다. 빨리 내고 가시는 게 낫지 않나”며 운전자를 설득했다. 운전자는 미납금을 내고 자리를 떴다. 이어 자동차세 26만여원을 내지 않은 BMW 차량도 단속됐다. 운전자 B(33)씨도 현장에서 즉시 세금을 내고 귀가했다.

단속 현장에서는 음주 차량도 연이어 적발됐다. 이날 오후 9시 42분께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수치인 0.078%로 측정됐다. 남성은 별다른 저항 없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차에 탑승했다. 10시 10분께에는 술을 마신 운전자가 헬멧도 쓰지 않고 킥보드를 타다가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역시 면허 정지 수치인 0.049%로 나왔다. 이날 2시간여 동안 강남구 단속 현장에서는 체납 차량 2건과 음주 차량 2건이 적발됐다. 음주와 체납이 동시에 적발된 운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합동 단속 시작 1시간을 넘긴 오후 10시 11분께, 동대문구 단속 현장에서도 첫 단속 사례가 나왔다. 한 고급 수입차 소유주는 2020년 6월께부터 총 7건, 약 34만 6000원의 주정차 위반 등 과태료를 내지 않은 상태였다. 운전자인 30대 남성은 계좌이체로 미납금을 모두 낸 뒤 가던 길을 갔다. 이후 10시 32분께에는 40대 남성이 운전대를 잡은 차량이 단속됐다. 이 남성은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 43여만원의 체납 금액이 있었다. 남성은 서울시 직원에게 “지금 납부해야 하나요? 안 내면 어떻게 돼요?”라고 물었다. “번호판이 영치된다”는 답을 들은 남성은 계좌이체로 입금을 했다. 동대문구에서는 음주운전 단속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2곳에서 실시된 단속에서 총 10대의 차량이 적발됐다. 자동차세 등 지방세를 미납한 4명은 현장에서 총 238만여원을 냈고, 교통 위반 과태료를 안 냈던 2명은 현장에서 263만여원을 납부했다. 경찰은 잔여 체납액을 납부하도록 안내하고 분납 계획서와 압류차량 강제처분 동의서 등을 받았다. 체납·음주 차량을 동시에 단속한 첫날인 만큼 현장에서 기술적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동대문구 단속 현장에서는 오후 9시 27분께 자동판독시스템이 한 차량을 체납 차량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납부 내역을 확인하니 최근에 완납한 상태였다. 도로공사 직원은 “(단속) 하루 이틀 사이에 납부한 사안이 아직 갱신되지 않아 체납 차량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향후 서울 유흥가 일대와 음주 사고 빈발 지역, 식당가 인근에서 매달 마지막 주 합동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금선 강남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대체로 흔쾌히 체납금을 내줘서 감사하다”며 “오늘 단속 사항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분석해서 시민 불편이 없으면 지속해서 합동 단속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아영 38세금징수과 주무관은 “그간 주간에만 단속하면서 야간에 운행하는 차량은 단속을 못 했는데, 체납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며 “경찰청과 합동으로 단속을 해 시너지 효과가 컸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더 큰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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