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베네수엘라의 한 도시에서 교통딱지를 뗀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자가 낸 범칙금의 일부를 수당처럼 챙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베네수엘라 중부 과이라주의 주지사 호세 알레한드로 테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부활절연휴기간 길모퉁이마다 서 있는 경찰을 보더라도 깜짝 놀라지 말라"고 전했다. 연휴기간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거리에 배치되는 경찰을 확 늘리겠다는 의미다.
특히 과이라주는 14~17일까지 이어지는 부활절 연휴 기간 동안 경찰 2500명을 동원해 특별 교통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테란 주지사는 "경찰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위해 음주 측정기를 갖고 (교통안전) 작전을 펼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 이어진 그의 발언이었다. 테란 주지사는 "교통딱지를 떼는 경찰에겐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이 내는 범칙금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휴기간 동안 이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범칙금의 몇 퍼센트를 경찰에 줄 것이라는 등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범칙금이 경찰들 보너스 수당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발이 커지자 테란 주지사는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그 해명조차 주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테란 주지사는 "우리 경찰들은 아마도 딱지를 떼는 데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 돈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음주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열정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주민들은 "우리에게 돈을 빼앗아 경찰들에게 부활절 보너스를 주겠다고 아예 대놓고 말하면 덜 밉겠다"며 주지사가 궤변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