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레저용차량(RV) 점유율이 처음으로 완성차 업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세단으로 불리는 승용차 판매 비중은 30% 초반까지 떨어지며 RV가 시장 주류 모델로 완전히 올라섰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산 완성차 5개사 판매 실적에 따르면 올 1분기 현대차(005380)·기아(000270)·르노코리아차·한국GM·쌍용차(003620)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 30만 8298대 중 RV 판매는 15만 9379대(51.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해 판매 비중도 47.5%를 보였다. 2010년 국내 RV 모델의 연간 판매량은 27만 5433대에 불과했지만 매년 성장세를 보이다 2020년 71만 8295대로 시장 주력 차종으로 올라섰다.
다만 지난해에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RV 판매량이 68만 1521대로 줄었지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매년 평균 8.6% 시장이 커졌다.
반면 승용 모델은 올 1분기 10만 602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 중 32.6%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3%포인트 줄었다. 승용차 비중은 현재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가운데 3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RV와 승용 모델 판매 비중이 역전된 시점은 2020년이다. 당시 승용 모델 비중은 40.8%였고 RV는 44.7%로 승용 모델을 역전한 뒤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여가 활동에서 차박이나 캠핑 등 가족 단위 레저 활동이 많아지면서 RV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 수요가 RV로 쏠리다 보니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다양한 차급에서 RV 라인업에 집중하는 추세다. 2010년 국내 판매 RV 모델 수는 18개였는데 올 1분기는 32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캐스퍼 같은 경형 SUV부터 GV80과 같은 고급 대형 SUV, 렉스턴 스포츠 칸 등 픽업트럭까지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