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단독] “잡으면 잭팟” …TPG, 카카오모빌리티 구주 1000억 매각

"상장땐 기업가치 20조로 뛸 것"

성장 기대감에 투자자 러브콜

한컴 김연수 대표도 인수전 가세

TPG, IPO까지 엑시트 안할듯

카카오, 재매입 소문에 "논의없었다"

사진 제공=뉴시스사진 제공=뉴시스




카카오(035720)모빌리티의 초기 투자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보유 지분을 이달 중 일부 매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첫 투자 후 약 5년 만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공개(IPO) 후 큰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에 구주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이 줄을 잇는 분위기다. 다만 조 단위에 이르는 지분 가운데 수 천억 원 규모로 처분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자금회수(exit)는 IPO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조만간 1000억 원 규모로 클로징(마감)되는 한 펀드를 대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팔기로 결정했다. 해당 펀드를 모집한 운용사(GP)는 앞서 카카오모빌리티에 한 차례 투자한 적이 있는 기존 투자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다른 GP에서도 1000억~2000억 원 규모로 TPG 지분 인수를 위한 펀드레이징(모집)이 진행중이어서 앞으로 추가 딜(거래)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글과컴퓨터그룹 장녀인 김연수 한컴 대표가 운영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다토즈파트너스도 카카오모빌리티 구주 인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각종 규제 이슈와 IPO 불확실성 때문에 펀드 모집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기업가치가 최대 2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들고만 있어도 상장 후 큰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며 “IPO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일부 망설였던 투자자(LP)들이 적극적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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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인수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이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현재 기업 가치는 8조 원 안팎으로 상장 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뛴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PO 주관사인 대신증권도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을 20조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은 2017년 167억 원에서 지난해 5464억 원으로 5년 사이 30배 넘게 뛰었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이익 125억 원, 순이익 275억 원을 거두며 설립 후 첫 흑자전환도 달성했다.



TPG 역시 IPO 이후 더 큰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에 일부 지분만 정리하고 대부분 지분을 상장까지 갖고 있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TPG가 보유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약 30%는 기업가치 8조 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2조~3조 원에 이른다. 여기서 수 천억 원 단위로 파는 정도로는 TPG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본사에서 TPG 지분을 되산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는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TPG간 지분 거래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일절 없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초기 투자한 지 5년이 돼 자금회수를 서둘러야 한다는 말도 오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주기는 주로 국내 GP에 적용되는 얘기”라며 “미국계 사모펀드사인 TPG는 생각처럼 ‘엑시트’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 않아 오히려 IPO까지 쥐고 있다가 더 큰 이득을 노리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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