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엔솔, 광물서 셀까지 ‘배터리 공급망’ 구축…현대차 합작공장도 가속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확보에 11조 투자

니켈 매장량 1위 인니서 프로젝트

의존도 높은 K배터리 약점 극복

현대차와 연산 10GWh ‘시너지’

포스코 등 국내 업체와 협력 기대

中 CATL도 투자…경쟁 치열해져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이 톤당 3만 3250달러로 지난해 최저가(1만 5907달러)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수급 불안 이슈가 커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니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로서는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11조 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1위를 자랑한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리뷰에 따르면 전 세계 니켈 매량장의 23.7%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2020년 기준 연간 85만 3000톤을 생산하며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니켈만 보면 호주·러시아 등 다른 자원 강국에 비해 보유 규모가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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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산업은 이번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최대 약점으로 거론됐던 원자재 공급망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한국이 리튬·코발트 등 주요 배터리 소재를 장악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배터리 산업은 다른 제조업에 비해 원자재가 생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LG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과 손잡고 니켈 등 대규모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 셀 생산까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극재에 반드시 들어가는 전구체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LG엔솔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자동차와의 현지 합작 사업을 더욱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양 사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 단지 내 합작공장에 배터리 셀 공장을 짓고 있다. 총 33만 ㎡ 부지에 내년 완공될 이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이 현대자동차와 합작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코 등 다른 국내 업체와의 협력을 다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리튬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40억 달러(약 5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포스코는 니켈 공급망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만큼 원료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다. LG화학도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려면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 확보가 필수적이다. 양극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연간 생산능력을 8만 톤 수준에서 2026년 26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LG화학의 계획이다. 상사업을 하는 LX인터내셔널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원개발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한 만큼 중국과 한국 간 배터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ATL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채굴·제련은 물론 배터리 제조, 배터리 회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총 약 6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이 CATL의 계획이다. 쩡위친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은 CATL의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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