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오죽하면 당내서도 ‘검수완박 국민 피해’ 우려하겠나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소 분리 입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통과시켜줄 리 만무하다”며 검수완박 관련 법안의 4월 처리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 수사권 박탈의 명분으로는 너무 옹색하다. 검수완박으로 국민들의 범죄 피해는 커지고 권력형 비리는 덮일 것이며 경찰의 전횡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등의 숱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내부에서까지 쓴소리가 쏟아져 나오겠는가.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속도를 중요시하다 방향을 잃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며 검수완박에 대한 신중론을 폈다. 조응천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개정안 내용의 일부는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우려가 있는 내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수완박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많다”면서 형사 사법 체계의 혼란과 수사 공백 초래를 걱정하는 글을 썼다. 전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민주당 의원들 면전에서 “수사 체계 전반을 영국식·미국식으로 바꾸거나 해서 정합성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런 입법은 못 본 것 같다”고 개탄했다. 검찰은 이날 평검사 회의를 열어 검수완박이 국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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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오수 검찰총장과의 면담에서 검찰 수사권 박탈에 따른 국민의 피해를 외면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당내에서도 대안 없는 검찰 무력화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상식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이재명 방탄법’이라는 지적까지 받는 검수완박 폭주는 즉각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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