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16.46으로 전월 대비 1.3%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2017년 1월(1.5%)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지수 자체로는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한 달 만에 다시 경신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올랐다가 12월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 올해 1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8% 올라 16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 지수가 계속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공산품이 전월 대비 2.3%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이 각각 15.6%, 2.8%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경유(22.3%)와 나프타(16.7%), 벤젠(11.8%), 자일렌(11.4%)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또 닭고기(7.1%)와 쇠고기(3.4%) 등 축산물도 한 달 새 3.5% 상승했다. 반면 딸기(-27.1%)와 사과(-18.4%) 등 농산물은 1.3% 하락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8.0%)가 크게 오르면서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3월 총산출물가지수는 2.2% 높아졌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통계다. 통상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