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 이틀째…"예산반영 약속하면 중단"

"인수위 제대로 된 답변 주지 않아" 22일만에 재개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권리예산 반영시 시위중단"

시민들 항의에 사과 "2001년부터 이동권 주장해와"

전장연이 22일 오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와 오체투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헌 기자전장연이 22일 오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와 오체투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강동헌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경복궁역에서 이틀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권리 예산 반영이 약속되면 다음 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22일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안국역 방면 플랫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중 장애인 평생교육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정치권이 함께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전장연 시위는 장애인 권리보장 기자회견, 삭발식, 지하철 탑승 시위 순으로 이어졌다.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가량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안국역 방면 지하철 탑승 시위를 계속했다.

삭발식에 나선 김성엽 가치이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 당사자에게 궁핍을 강요하며 40년 이상을 자기결정권이 무시된 채 시설에 갇혀 살게 하고 지하철을 타려다 추락해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이 사회는 문명적 사회인가? 이준석 대표에게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시위를 잠정 중단했지만 인수위의 답변이 부실하다며 전날 22일 만에 시위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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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장애인 권리보장 예산을 촉구하며 투쟁 이어왔으나 인수위원회는 제대로 된 답변 주지 않았다”며 “시민들과 장애인들의 갈등으로 겪는 불편함을 정치권이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월 중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장애인 평생교육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정치권이 함께해달라”며 “다음 달 2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이 약속되고 전장연의 증인 채택이 이뤄진다고 하면 월요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기자회견 이후 삭발식을 진행한 뒤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갔다. 탑승 시위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발해 동대입구역에서 내린 뒤 다시 경복궁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났다. 박 대표와 회원들은 활동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서 내린 뒤 땅바닥에 엎어져 두 팔로 몸을 끄는 ‘오체투지’ 방식으로 지하철에 올라탔다.

열차 지연 등 시민들의 불편함이 예상되자 다음 열차에서 탑승 시위를 이어가도록 경찰이 출입문을 막아서고 제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잠시 단체와 경찰 사이에 고성이 오고가는 등 실랑이가 빚어졌다. 전장연 회원들은 “지하철을 막는 게 아니라 타는 건데 왜 막냐”며 항의했다. 지하철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왜 서민들이 타는 지하철에서 그러냐”고 따지기도 했다.

전장연이 22일 오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와 오체투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남명 기자전장연이 22일 오전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와 오체투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김남명 기자


박 대표는 지하철 운행 지연으로 시민으로부터 사과를 요구받자 “시민 분께서 지적하신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께 불편함을 끼친 것에 대해서는 항상 사과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동권) 문제를 2001년부터 이야기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로 열차 지연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활동가들이 경복궁역에서 동대입구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복궁역에서는 5분, 동대입구역에서는 3분가량 지하철이 멈춰 섰지만 큰 지연은 아니었다”며 “동대입구에서 경복궁으로 돌아올 때도 별다른 지연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내일도 오전 8시께 지하철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강동헌 기자·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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