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눈앞에 닥친 한미 금리역전…한은, 내달 또 금리 올리나

[파월, 3연속 빅스텝 시사]

파월 예상 뛰어넘는 '매파 발언'에

원·달러 환율 2년1개월만에 최고

당분간 1240원대서 등락 계속될듯

국고채 3년물 장중 또 3% 넘어서

美 예상대로 0.5%P↑·韓 동결 땐

5월 한미 금리 0.5%~0.75%P差 불과

역전땐 외국인 자금 대거유출 공포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의 가속페달을 예상보다 세게 밟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2년 1개월 만에 장중 1245원을 돌파했다. 인플레이션에 맞선 미국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행보로 연내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 의사봉을 잡게 될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에 이어 또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45원 40전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45원대를 돌파한 것은 2020년 3월 24일(12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오후 들어 수출 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며 상승 폭을 줄여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0전 오른 1239원 10전에 마감했다. 국채 3년물도 장중에 3%를 또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을 요동치게 만든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채질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연속 빅스텝을 밟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자 국내 외환시장에는 극도의 경계감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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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 상태가 “매우 강하다”고 했다. 경기 침체 우려 없이 물가를 잡는 데 역량을 쏟겠다는 의미다. 세 차례 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연준의 발언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돌파했다”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음 달 3~4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까지 당분간 1240원대 안팎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연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조기 정상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124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통화 긴축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고되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25∼0.5%, 한국은 연 1.5%로 양국의 금리 격차는 1.0~1.25%포인트다. 미국이 다음 달 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경우 양국의 금리 차는 0.5~0.75%포인트까지 줄어든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6월에도 연거푸 빅스텝을 밟으면 양국 금리는 같은 수준이 된다. 한미 금리의 역전이 눈앞에 닥치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자본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통화 긴축의 속도를 높일 경우 한은도 5월 금통위에서 연속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중앙은행이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긴축의 속도를 높일수록 우리도 불가피하게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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