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집단 매장지' 또 포착 "러시아군, 민간인 학살 은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근처에서 집단 매장지로 보이는 구덩이가 인공위성에 포착됐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는 이날 비노라드네에 있는 공동묘지 근처에 약 40ｍ 길이의 구덩이 여러 개가 굴착된 위성사진을 배포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촬영됐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시내 모든 구역에서 사망한 주민들의 시신 수습하고 화장·매장하고 있단 사실을 재차 확인해주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앞서 맥사 테크놀로지는 전날 마리우폴 서쪽으로 약 14㎞ 떨어진 마을 만후시의 공동묘지 근처에서 집단 매장용으로 보이는 구덩이를 찍은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300개 이상의 이 구덩이는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했던 지난달과 이달 사이 2주간 굴착됐다. 구덩이는 가로 180㎝·세로 3ｍ 크기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민간인 학살을 은폐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만후시에서 발견된 구덩이가 시신 9000구를 매장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드류셴코 보좌관은 "이 대형 무덤은 숨진 마리우폴 민간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검은 비닐 백을 거리에서 수거해 만후시의 구덩이까지 옮기도록 했다. 일부 주민들이 그 안에 시신이 담긴 것을 봤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집단 매장지 위성사진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남부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