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란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치솟는 국제 곡물 가격에 사료 가격이 뛰자 계란 한 판 가격이 8개월여 만에 7000원 대로 올라선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특란 30구(1판)의 소비자판매가격은 평균 7010원으로 한 달 전(6358원)보다 10.25% 올랐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 기준 지난해 8월 4일(7038원)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세계의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사료 값도 덩달아 뛴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5.8%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공급 상황까지 여의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042만 8000마리로 3개월 전보다 3.0% 감소했다.
문제는 전망마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두 나라의 전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국제곡물 4월호’에서 “2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63.1로 전분기 대비 13.6% 오를 것”이라고 봤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 여파로 국내 배합사료 가격이 최대 10.6%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러 음식의 기본 재료로 쓰이는 계란 가격이 이미 빠르게 오른 밥상 물가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상승했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통계청은 당시 “최근 외식 품목의 물가 상승률 확대 추이를 보면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