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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비용만 100만원"…배꼽이 더 큰 해외여행 말 되나요 [코로나TMI]

미국·유럽 등은 신속항원 음성 결과도 인정

국내 입국 전후 PCR, 6~7일차 신속항원

여행업계 검사 완화 촉구…당국 “논의 중”

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출국자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2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출국자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입국하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필수인데 미국 공항에서 검사를 받으면 1인 250달러였습니다. 가족 4명이 받으면 1000달러(100만 원)이예요.”

최근 미국 여행을 다녀온 김모씨(35)는 “시내 곳곳을 뒤져 겨우 가격을 싼 곳을 찾았지만 PCR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면서 “우리나라는 왜 입국 시 PCR 검사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5일 방역 당국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행 이후 각 국이 빗장을 풀며 무(無)격리로 입국 가능한 국가가 늘어나고, 우리나라도 지난달 21일부터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가 백신을 3차까지 맞은 사람으로 한정되는 것과 1인당 10만 원이 훌쩍 넘는 PCR 검사 비용이 여행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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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미국·유럽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는 25~50달러 수준이지만 PCR 검사는 이보다 4배 비싼 100~200달러다. 미국·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은 입국 72시간 전 실시한 PCR 검사 또는 입국 48시간 전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출발일 0시 기준 48시간 이내 실시한 PCR 검사만 인정하며 항원·항체 검사 결과는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해외입국자는 입국 전과 입국 1일차에 PCR 검사를 받고 입국 6∼7일차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6월부터는 입국 후에는 PCR 검사 1회만 받으면 된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 중심으로 ‘국내도 신속항원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확진으로 판정하는데 해외입국자들에게는 10만 원 넘는 PCR 검사를 강제하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 ‘미국·유럽은 백신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PCR·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지 않는 곳도 많다’, ‘적어도 1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PCR 대신 25달러짜리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인정해 달라’는 불만이 나온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자국민에 대한 해외 입국 전 PCR 검사를 중단해 달라”는 글이 게시되며 1881명의 동의를 얻었다. 글쓴이는 “5월 중순 코로나19가 1급에서 2급 전염병으로 변경되며 격리 의무 해제 등 진정한 엔데믹을 앞두고 있는데 해외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를 지속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입국 전 PCR 검사를 대한민국 국적자에 한해서도 폐지하고 입국 후 1회 PCR 검사로 변경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했다.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사람도 제한적이어서 해외여행에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이다. 현재 격리면제 조치에서 인정하는 접종완료자는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180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다.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다면 3차 접종을 해야 인정받는다. 의학적인 문제로 백신 접종을 하지 못했거나 접종 연령에 해당하지 않아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자가격리 의무가 주어진다. 해외 여행을 계획했던 안모(42)씨는 “1월부터 계속 나갔다 오려고 했는데 일정이 잡히지가 않는다”면서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나 자가격리 대상인데, 귀국 후 일주일 자가격리를 더 고려해야 하니까 불편하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여행업계는 여행수요 조기 회복을 위해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PCR 검사 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신규 변이 유입 확인과 감염원 노출에 대한 재감염 확인의 필요성 등으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자가격리 면제 대상을 확대해 달라거나 PCR을 신속항원검사 결과로 대체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 중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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