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차오양구


코로나19 기세가 일시적으로 꺾였던 2020년 4월 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정부의 현황 자료를 토대로 베이징시 차오양구가 유일하게 ‘고위험 존’으로 분류돼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지역을 ‘고위험 존’ ‘중위험 존’ ‘저위험 존’으로 나눠 대중에 알렸다. SCMP는 차오양구만 고위험 지역으로 남게 된 데 대해 ‘인구 고밀도 업무 지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오양구의 인구는 약 350만 명으로 베이징시 16개 행정구 중 가장 많다. 베이징시 전체 인구 2200만 명의 16%에 이른다. 면적도 구 가운데 가장 넓다.







차오양구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추진 이전부터 베이징의 경제 중심지 역할을 했다. 베이징시의 ‘장바구니’ ‘쌀주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 지역은 1990년대 초반 ‘베이징 중심업무지구(CBD·Central Business District)’로 지정되면서 급속히 발전했다. 공항과 철도·도로 교통이 편리해지자 해외 기업들의 중국 본사가 몰려들었다. 이곳에는 서우두국제공항과 베이징 동·하계 올림픽이 개최된 국가체육장, 관영 CCTV 본사 등이 있다. 한국 등 주요 국가의 대사관들이 이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왕징도 이 동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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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중국 당국이 25일 차오양구 일부를 봉쇄했다. 구 내의 감염 확산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약 15㎢를 임시 관리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 일부까지 봉쇄되면서 중국 경제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5.13% 폭락하고 위안화 가치는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베이징시 당국이 전 주민 핵산(PCR) 검사 대상 지역에 차오양구 외 11개 구를 추가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몰려오는 ‘차이나 리스크’ 파고에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무역·투자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중국발 쓰나미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살아남기 위한 근본 대책은 경제 체질 개선과 초격차 기술 확보로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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