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사상 최대 실적] 분기매출 77조 신기록 썼지만…2분기 경영환경 '시계제로'

[반도체 호조로 1분기 19%↑]

서버용 메모리 예상과 달리 '불티'

'수율 향상' 파운드리도 호실적 불구

이재용 사법족쇄에 경영활동 제한

물류대란 겹쳐 인프라 투자 걸림돌

12나노 D램 포기설엔 "사실무근"





삼성전자가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 치웠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공급망 마비 사태와 대외 위기 등 각종 시장 악재를 뚫고 호실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음 분기 호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 핵심 부품과 장비 부족 현상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기술 구현이 지연되고 있다는 시장의 지적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신사업 투자에 발목이 묶인 점도 문제다.



삼성전자는 28일 2022년도 1분기 실적 발표회를 열고 매출 77조 7800억 원, 영업이익 14조 12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95%, 50.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처음 분기 매출 70조 원을 돌파한 뒤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호실적은 주력인 반도체가 이끌었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4% 증가한 26조 87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세계 1위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했다. 연초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자 삼성전자 서버용 메모리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던 것이다. 당초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회사 매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업계 시각을 뒤집은 기록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DS 부문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용 D램이 다른 응용처 제품 대비 강세”라며 “IT 인프라 확대 분위기로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해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강문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선단 공정인 4㎚(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율이 향상하고 있다”며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삼성전자는 1분기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가 없다. 대외 불확실성 심화, 반도체 기술 한계 돌파, 총수 리스크 등 힘겨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권 다툼,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 마비 등으로 인프라 투자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시설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고객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투자 계획을 탄력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삼성 반도체 기술 한계에 대한 지적을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12나노 D램 개발 중단, 저조한 파운드리 수율로 인한 고객사 이탈 등 삼성 반도체를 둘러싼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회에서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며 기술 로드맵과 이익 창출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부사장은 “12나노 D램 개발 중단은 사실이 아니고 양산 일정에도 차질이 없다”며 “선도 업체로서 겪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 2분기 세계 최초로 양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향후 5년 수주액이 지난해 매출의 8배 이상 밀려 있어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총수의 사법 리스크로 기술 리더십의 발판이 될 신사업 투자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가석방됐지만 취업 제한, 재판 일정 소화 등으로 회사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형기 종료일인 7월까지 거주지가 제한되고 해외 출국 시 법무부 감찰관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전략 수립에 큰 차질이 있다는 업계 지적이다.

한편 삼성전자 가전과 디스플레이 사업도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가전 분야와 디스플레이 모두 부품 공급망 문제 등 대외 위기를 딛고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 다양화로 매출 다변화를 실현했다. 회사는 차세대 제품군인 QD-OLED 사업화와 함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종료할 계획이다.

가전 분야에서도 비스포크 가전을 앞세운 프리미엄 가전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자재와 물류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