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은 투자 유치보다 쫓아내기에 급급하다”는 일침


외국 경제인들이 투자를 가로막는 한국의 열악한 경영 환경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27일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주최한 행사에서 경직된 노동정책과 까다로운 인센티브 조건 등이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정부 정책이나 제도의 후진성이 기업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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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날 “주 52시간 근로제와 파견·계약직 규제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카젬 사장은 “불확실한 노동정책이 외국투자가들을 몰아낼 것”이라면서 1년 단위의 짧은 노사 교섭 주기, 노조 집행부의 짧은 임기 등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부터 개선해 사업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디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도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은 CEO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등 무리한 측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정부 규제와 반(反)시장적 노동정책을 바로잡지 않으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출액 대비 유입액 비율은 0.4배로 베트남(25.4배), 영국(4.6배)과 큰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외국 기업의 ‘탈(脫)한국’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불모지대가 됐다는 얘기다. 세계는 지금 사활을 건 산업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나 대만은 배터리·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인센티브와 기금을 동원해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노조에 기울어진 노동 관행을 혁파하고 기업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과감히 없애야 한다. ‘한국은 투자를 유치하기보다 쫓아내기에 급급하다’는 소리가 더 나오지 않도록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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