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운명의 5월’ 맞이한 삼성전자…3대 빅이슈는? [뒷북비즈]

① 석탄일 李부회장 사면 여부 촉각

대내외 악재로 경영환경 시계제로…"M&A 등 가로막는 사법족쇄 풀어야"

② 바이든 평택공장 방문 유력

한·미·일·대만 '칩4' 동맹 구축…반도체 공급망 문제 개선 기대

③ '민간 주도 경제' 尹정부 출범

규제 완화로 전략산업 육성 예고…첨단사업 박차·지배구조 재편 주목





삼성전자(005930)가 ‘운명의 5월’을 맞이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윤석열 정부 출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평택 공장 방문 등 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굵직한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례 없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총수 경영 공백 등의 지적을 받으며 대내외적 위기를 겪고 있다. 이달 각종 위기론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 사면…경영 위기 숙제 풀어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김포공항에서 미국 출장길에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김포공항에서 미국 출장길에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내부의 가장 큰 이슈는 5월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거론되는 이 부회장의 사면이다. 삼성전자 도처에 들이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수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과 투자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그는 경영 일선에 나서기가 상당히 어렵다. 취업이 제한되고 형기 종료일인 7월까지 해외 현장 경영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을 수행하고 난 뒤 올해 한 번도 해외 출장을 수행하지 못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유럽 등 세계 전역을 돌며 미래 사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016년 이후 멈춰버린 삼성의 인수합병(M&A), 신사업 투자가 이 부회장에게 걸린 사법 족쇄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면으로 삼성전자가 미래 리더십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과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5일 대한상의·경총·무협 등 등 경제5단체들은 이 부회장 등 15명 안팎 기업인에 대한 사면 복권을 청원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이 모인 협성회도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의 특별 사면복권을 청원했다. 협성회 측은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적극 앞장서야 할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복권으로 기업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바이든, 평택 방문…‘칩4’ 현실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세계 유력 반도체 업체들이 모인 ‘반도체 화상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세계 유력 반도체 업체들이 모인 ‘반도체 화상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20일부터 22일 한국을 찾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방문 전 답사단을 꾸려 일정을 검토했는데 이들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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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공장은 세계 최대 크기 반도체 공장인 평택 2공장(P2)이 가동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5나노(㎚·10억분의 1) 파운드리 공정을 맡는 첨단 칩의 요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곳에 방문해 한국의 반도체 산업 현황을 점검한다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파운드리(칩 위탁 생산) 최대 고객사와 협력사가 몰려 있는 미국이 삼성전자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패권 다툼을 위한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다. 심화하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 개선과 신흥 반도체 강자인 중국 견제를 노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현지 반도체 인프라 강화와 함께 한국·일본·대만 등 반도체 강대국과의 연합전선, 이른바 ‘칩4’ 동맹을 추진하며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러한 외교 스탠스를 기반으로 평택을 방문해 한미 간 공고한 반도체 동맹을 시사하면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업체, 삼성전자와 미국 정부 간 반도체 공급망 논의가 삼성에 더욱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공장 방문이 확정되면 이 부회장이 직접 공장을 소개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지배구조에도 영향줄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9일 대전 나노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당선인 대변인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9일 대전 나노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당선인 대변인실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역할이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부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요즘은 총으로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로 전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가 경제와 안보의 핵심에 반도체가 있다”며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데 반도체는 핵심 전략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정책과 철학이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발표할 반도체 지원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새로운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삼성전자가 첨단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2017년 삼성 중장기 전략 수립을 책임졌던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신사업 발굴·계열사 간 시너지 도모의 중추가 될 컨트롤타워가 신설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대기업만이 가진 컨트롤타워의 장점을 왜곡해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계열사 간 최대 시너지를 볼 수 있게끔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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