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2017년 지방선거 직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 경쟁상대였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관련 자료를 건넸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송 시장 측근이었던 윤 모 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장용범 마성영 김정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시장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송 시장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멤버였던 윤씨는 2017년 9월께 송 시장이 황 의원을 만나기 전후의 사정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 신문 과정에서 “황운하 피고인은 2017년 8월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했고, 한 달이 지난 9월 20일 송철호 피고인에게 인사하러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증인이 (황 의원을) 만나보라고 말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윤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윤씨는 이어 “황운하 청장이 만나자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두 분이 주고받은 대화도 모른다”면서 “그 당시 말씀하실 바를 정리해서 정리된 자료를 가져가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어떤 자료인가”라고 묻자, 윤씨는 “경찰청장을 만나는데 정책 자료를 가져가겠나”라고 되물었다. 윤씨는 또 “상대에 맞는 자료를 가져가라는 뜻이었고 암묵적으로 충분히 공유하고 소통된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은 “송철호 피고인이 황운하 피고인을 만난 뒤 ‘얘기가 잘 됐다,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나”라고 재차 물었다. 윤씨는 이에 대해 “도와주겠다, 이렇게 말하진 않았고 소통이 잘 됐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의 변호인이 재차 “김기현에 대한 비위 자료를 모아서 갖다주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가”라고 추궁하자, 윤씨는 “암묵적으로 진술했다”며 “만나 보이소, 말한 것을 정리해서 자료로 갖다줘 보이소, 라고 했다”고 답했다.
송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9월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측근 비위를 수사해달라고 청탁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20년 1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