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이종섭 장관 후보자 "엘샘2 개발기간 10년이상 걸리면 사드 등 배치"

4일 국회 인사청문회 출석해 답변

다층적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의지

엘샘2 조기전력화도 종합 검토하되

개발기간 아직 판단안돼 사드도 검토

이스라엘제 애로우3도 옵션으로 언급

중국 사드 반발 등 고려한 차선책인듯

전문가들 "해외 도입도 최소 2년 소요"

어떤 기종이 됐든 尹정부 첫해 결정해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고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의 사드(THAAD)나 이스라엘의 에로우3룰 도입하거나 한국판 사드인 ‘L-SAM 2(엘샘2) 조기전력화 등의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산 엘샘2를 빨리 개발할 수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개발기간이 장기간 걸릴 경우 먼저 사드나 에로우3를 해외에서 구입해 상층 영공에 대한 미사일방어 공백을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미군이 지난 2019년 8월 30일 마샬군도의 한 시험장에서 사드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이 사드를 도입했으나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의 반발로 정상적인 물자 반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미 국방부미군이 지난 2019년 8월 30일 마샬군도의 한 시험장에서 사드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이 사드를 도입했으나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의 반발로 정상적인 물자 반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미 국방부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우리 군의 미사일방어망구축에 대해 이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사드와 별도로 우리 군의 사드 배치 계획 여부를 묻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사시 북한 미사일을 상층 상공과 저층 상공에서 요격하기 위한 교전기회를 늘리도록) 다층적요격체계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드는 그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엘샘2도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추진해) 조기 전력화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로우3도 (사드 등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중국의 반발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사드보다는 엘샘2로 대체하는 게 국익을 위해 좋다고 제언하자 이 후보자는 “엘샘2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소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판단이 안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엘샘2 국내 개발시 전력화하는데) 10년 이상 걸린다면 안보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엔) 조기에 배치할 수 있는 사드나 애로우3 등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엘샘(L-SAM)사업을 위해 개발된 다기능레이더 시제 1호기가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 전개된 모습.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4년까지 엘샘 개발을 마칠 경우 후속으로 한국판 사드인 엘샘2 개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진제공=방사청엘샘(L-SAM)사업을 위해 개발된 다기능레이더 시제 1호기가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 전개된 모습.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4년까지 엘샘 개발을 마칠 경우 후속으로 한국판 사드인 엘샘2 개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진제공=방사청



현재 ADD는 2024년을 목표로 북한의 미사일을 40~70km의 저층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한국판 패트리엇인 엘샘을 개발 중이다. ADD는 이 같은 경험을 한국판 사드인 엘샘2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최대 요격가능고도는 사드(고도 40~150km)보다 약간 더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발완료가되려면 빨라야 2020년대 후반~2030년대초반로 예상되며 성능평가를 거쳐 전력화되려면 현실적을 2030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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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은 최근 선제핵공격 협박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신형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개발해 대남 핵공격 위협이 이미 현실화된 만큼 엘샘2 개발이 장기화될 경우 이를 마냥 기다린 채 상층 상공 방어의 허점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이 후보자의 생각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예컨대 엘샘2 개발에 10년이상 걸리는 반면 사드 등의 도입이 2년 가량 내에 가능하다면 우선 (단기적으로 엘샘2 개발완료시까지 안보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사드를 도입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사드 도입도 (제조사의 사정상 제작시기 등이 지연돼) 8년 정도 걸린다면 국내 개발과 시기상 큰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엘샘2 도입을 하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드의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또 다른 대안으로 에로우3도 현실적인 차선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4월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 행사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체계를 공개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북한이 지난 4월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 행사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체계를 공개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따라서 이 장관은 어떤 차원에서든 고고도 및 외기권(100km이상 고도의 우주공간)의 방어를 위한 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새 정부 임기 내에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장비를 선택할지는 사드, 에로우3 및 엘샘2의 각각 전력화 가능시기, 성능 신뢰성, 한미·한중 관계 등을 고려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드나 에로우3를 도입한다고 해도 주문후 제작 및 인도까지 최소 2년 가량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량양산무기가 아닌 저율소량 생산 방식의 전략적 방어무기의 제작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임박한 북한의 핵실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어떤 기종의 장비가 됐든 윤석열 정부 취임 첫 해에는 결정해야 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올해 결정해도 내년도 정부예산부터나 사업비 책정이 가능하므로 연내 기종결정시 빨라야 2024~2025년에나 사드, 혹은 애로우3 국내 배치가 가능할 수도 있어서다. 그보다도 정책결정이 늦어질 경우 자칫 윤석열 정부 임기내 배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중국 눈치보기 및 국방발목잡기식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비판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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