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디센터 인터뷰] 최우용 로보 공동창업자 "NFT로 목소리가 자산이 되는 시대 열려…시장 커질 것"

교육용 자료·오디오북 등에 인공음성 제공…카카오엔터·LG CNS가 투자

올해 음성 NFT 보이스버스 8,888개 완판…얏 시우·해시드 투자 유치

웹3.0으로 피보팅…"메타버스 커지면 음성 NFT 파급력 클 것"

BAYC 등 다양한 PFP NFT와 협업…개인 목소리 NFT 발행도 추진

최우용 로보 공동창업자이자 웹3.0 헤드가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직책을 대표에서 웹3.0 헤드로 변경했다./출처=디센터.최우용 로보 공동창업자이자 웹3.0 헤드가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직책을 대표에서 웹3.0 헤드로 변경했다./출처=디센터.




# A씨의 꿈은 가수다. 하지만 뛰어난 작사와 작곡 실력에 비해 고르지 못한 음색이 늘 발목을 잡았다. 연예 기획사가 그런 그를 데뷔시켜줄 리 만무했다. A씨는 고민 끝에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음성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구매했다. 부족했던 음색이 채워지자 그의 작사·작곡 실력은 더욱 빛이 났다. 이제 그는 메타버스 안에서 콘서트를 열 정도로 인기 가수가 됐다.





# B씨의 직업은 가상부동산 중개인이다. 메타버스 안에서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다. 주로 채팅창을 이용해 텍스트로 고객과 상대해 왔던 그는 늘 부족함을 느꼈다. 가상 부동산을 거래하려는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싶었지만 글로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는 신뢰감 있는 중저음 음성 NFT를 구매한 이후 이런 고민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상상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NFT로 기존에 거래하기 어려웠던 자산인 목소리를 거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달 2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로보 한국지사에서 최우용(사진) 로보 공동 창업자 및 웹3.0 헤드를 만나 음성 NFT 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로보, 교육용 자료·오디오북 등에 인공음성 제공…카카오엔터·LG CNS가 투자



로보는 AI 기술로 인공음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전문 성우 음성을 기반으로 하되 AI 기술로 다양한 변주를 만들어낸다. 기업 교육자료, 오디오북 등에 로보의 음성이 활용됐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LG CNS 등으로부터 지난해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음성 NFT 보이스버스 8,888개 완판…얏 시우·해시드로부터 투자 유치


그러다 올해 들어 로보는 NFT로 눈을 돌렸다. 최 헤드는 “NFT가 목소리를 자산화 할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 게임 성우는 노동에 대한 시간적 대가만 제공받고, 게임이 몇 조원을 벌어도 성우에게 지급되는 보상이 없었다”며 “반면 NFT를 이용하면 성우가 지속적으로 보상을 받는 체계가 가능하단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음성 NFT가 다양한 데서 사용될수록 NFT 자산의 가치가 올라간다. 또 NFT가 거래될 때마다 성우에게 로열티도 지급된다. 이러한 구조에서 웹3.0시대에 걸맞은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는 설명이다.

이에 로보는 지난 1월 게임 오버워치로 유명한 음성 배우 조니 크루즈, 샬렛 청과 녹음한 100개 기본 음성을 토대로 8,888개 인공음성을 제작했다. 이른바 음성 NFT 프로젝트 ‘보이스버스(Voiceverse)’다. 보이스버스NFT가 완판되면서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같은 시도는 블록체인 VC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더샌드박스 모회사인 애니모카브랜즈 설립자 얏 시우, 국내 블록체인 대표 VC 해시드 등이 잇따라 로보에 투자했다.

보이스버스NFT를 클릭하면 영어로 된 인공음성이 흘러나온다./출처=오픈씨.보이스버스NFT를 클릭하면 영어로 된 인공음성이 흘러나온다./출처=오픈씨.



웹3.0으로 피보팅…"메타버스 커지면 음성 NFT 파급력 클 것"


로보는 웹3.0 쪽으로 피보팅(Pivoting,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을 결심했다. 최 헤드는 “최근 직책을 대표에서 웹3.0 헤드(Head of Web3.0)로 바꿨다”고 밝혔다. 웹3.0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취지다. 대표 자리는 공동창업자인 이승건 COO에게 넘겼다. 최 헤드는 “블록체인 기반 경제시스템인 웹3.0 시대에는 메타버스 내에서 NFT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재는 음성 NFT를 사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많지 않아 이른 감이 있긴 하다”면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상당한 파급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할 때 목소리와 연인과 대화할 때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목소리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AYC 등 다양한 PFP NFT와 협업…개인 목소리 NFT 발행도 추진


로보는 우선 보이스버스 NFT를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 크립토펑크 등 다른 PFP NFT 프로젝트와 협업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보유한 BAYC NFT에 보이스버스NFT를 입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개인 목소리로 음성 NFT를 발행할 수 있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보유한 보이스버스NFT에 본인 목소리를 결합한 전 세계 하나 뿐인 NFT를 만들 수 있다. 최 헤드는 “자기 목소리 외에도 부모님, 할머니·할아버지, 자식들 목소리 등 다양한 목소리를 NFT로 발행해 간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는 케이팝 아티스트와 손잡고 여러 유스케이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 헤드는 “노래 부르는 NFT, 메타버스에서 여는 콘서트, 구매한 음성 NFT를 활용해 작곡하기 등 재미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 있는 목소리 등을 NFT로 발행하면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생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이스버스가 영어 버전이었다면 곧 한국어 버전 NFT도 출시될 예정이다.

최 헤드는 올해 목표로 “다른 NFT 프로젝트와 협력하고, 다양한 목소리 제공자들과 일찍이 이야기를 하며 관계를 구축해 놓는 것”을 꼽았다. 이어 “성우는 물론이고, 누구에게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라며 “이 시장에서 목소리가 자산이 되고,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