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소비자 지갑 열게 하는 브랜드의 '미학'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폴린 브라운 지음, 알키 펴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중 제품의 특징과 기능을 따져보는 분석적 사고에 따라 구매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나머지 85%의 소비자에게 구매를 결정케 하는 요소는 뭘까. 바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는 느낌이다. 다시 말하면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오감을 자극함으로써 감각적인 즐거움을 불러일으킬 때 지갑을 꺼내든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북미 지역 회장 출신인 폴린 브라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다른 무엇을 ‘미학’ 혹은 미적 기쁨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적 기쁨을 특정 제품, 브랜드, 서비스, 경험 등을 마주친 순간 오감 중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이 충족될 때 개인이 느끼는 깊은 만족이나 즐거움으로 지칭한다. 소비자들은 효용을 넘어서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표현해줄 수 있는 도구를 찾는데, 이처럼 제품과 소비자를 감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게 미학이다. 그는 신간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에서 독자적 미학을 갖추지 못한 브랜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미학을 소비주의나 얄팍한 유행의 겉치레, 제품의 디자인 같은 시각적 눈요기쯤으로 본다면 잘 나가던 기업도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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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비자의 미적 기쁨을 끌어내기 위해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특정한 생각이나 감정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부추기는 이른바 ‘브랜드 코드’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책은 이 브랜드 코드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특정 CM송을 들으면 브랜드를 떠올린다거나 상단에 동그라미 두 개가 인접한 커다란 원을 보면 디즈니 미키마우스가 생각나고, 흰 바탕을 보면 애플의 애플스토어를 연상하는 식이다. 모두 독점할 수 있는 강력함이 특징적인 코드다.

저자는 다행히도 미학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훈련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주위의 자극이 내는 효과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적응한 다음, 감각을 자극 받아 생기는 긍정적·부정적 감정을 미학적 입장에서 분석해 본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패션은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제품의 미적 전략과 장점 등을 단어 혹은 효과적 이야기 등으로 명확히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단계를 거쳤다면 직접 요소들을 배치하고 조정하며 스스로 바라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을 찾아내는 큐레이션을 직접 시도해 보도록 한다. 실전 큐레이션에서 ‘무드 보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는 점도 덧붙인다. 1만9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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