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행복을 좇겠다는 스물여섯 청년 골퍼의 소신 발언이 화제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왼손 골퍼 로버트 매킨타이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의 지원을 받는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슈퍼 골프리그) 출전을 거부했다.
5일(현지 시간) 영국 골프 먼슬리는 리브 골프 시리즈가 제공하는 돈에 대해 매킨타이어가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리브 골프 시리즈는 총 8개 대회에 총상금이 2억 5500만 달러(약 3240억 원)나 된다. 컷 탈락 없이 대회가 진행되며 최하위도 12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 때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유럽 투어)의 많은 선수들이 출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P 월드 투어 1승을 올렸지만 현재 세계 랭킹 73위, PGA 투어 우승은 없는 매킨타이어다. 혹할 만한 상금 규모에 출전을 긍정적으로 고민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매킨타이어는 DP 월드 투어 벳프레드 브리티시 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리브 골프에 나는 없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곳에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브 골프에 미친 돈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스포츠에 쏟아지고 있는 돈은 터무니없다”고도 했다. 이어 “가족도 건강하고 만약 아프면 치료할 여력도 있다. 나한테는 집과 차도 있다. 내 인생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며 “한 사람에게 필요한 돈은 그 정도”라고 설명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매킨타이어와 같은 입장이다. 그는 최근 쏟아지는 리브 골프 합류에 대한 이야기에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10년 전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위치에 있지만 내 인생은 다른 게 없다”면서 “단지 수백 만 달러를 위해 명성을 더럽히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밝힌 의견과 정반대다. 웨스트우드는 5일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영국 홈 팬들 앞에서 경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리브 골프 시리즈 개막전 출전 의사를 밝혔다.
웨스트우드는 “나는 어디와도 계약 되지 않은 독립된 선수다. 그것이 내 직업이고 나는 나를 위해 일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 미컬슨(미국) 또한 올해 개최되는 8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조건으로 3000만 달러(약 380억 원)를 먼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은 영국 런던 근교 센추리온 클럽에서 열린다. 8개 대회는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진행되며 10월 말 최종전을 치른다.